바아흐로 만화방창의 계절...,꽃이 만개한 절정의 찰나를 붙잡아 우리에게 건네는, 한 편의 그림책처럼 펼쳐지는 전시가 관람객을 만난다. 
 
정자빈 작가의 개인전 ‘Blossom’이 오는 7일부터 28일까지 경주 갤러리미지(대표 김미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잃어버린 꿈의 회복’이라는 서정적이면서도 깊은 주제로, 동물과 꽃을 통해 일상 속에 묻혀 있던 감정과 기억을 다시 피워 올린다.만개한 꽃과 유려한 패턴, 그리고 그 사이를 유영하듯 떠다니는 나비와 새, 각각의 오브제들은 마치 한순간 멈춰 선 꿈의 장면에 다름없다. 매우 장식적이면서도 절제된 색감과 균형 잡힌 구성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동시에 은은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정자빈 작가가 선보이는 ‘Blossom’ 시리즈는 동물과 꽃을 주요 모티프로 삼는다. 작품 속 동물들은 단순한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들의 표정은 유순하고 밝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 눈동자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스며 있다. 동물 주변을 둘러싼 꽃들은 마음 깊은 곳에 간직된 꿈과 희망의 상징으로, 결국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듯하다.작가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가장 아름다운 미래’에 주목한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책임과 경쟁, 관계의 무게 속에서 그 꿈을 점점 뒤로 밀어낸다. ‘Blossom’은 꽃이 피어나듯, 그렇게 잊혀진 꿈을 다시 불러내는 작업으로 보인다.특히 이번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꽃을 피우다’ 연작은 서사적 장면 구성이 돋보인다. 작가는 동물들을 의인화해 하나의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세우고 그 주변을 다양한 오브제로 채워, 관람자는 그 단서들을 따라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어린 시절 펼쳐보던 그림책을 연상시킨다. 선명하고 또렷한 이미지, 친근한 형태, 그리고 따뜻한 색감은 관람자를 순수한 감각의 세계로 이끈다. 정 작가의 작품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평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입체감이다. 이는 30여 년간 디자인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에서 비롯된다. 치밀한 디테일과 구조적 구성, 시각적 리듬감은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장면처럼 느껴지는 이유다.이번 전시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행복의 파편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작가는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장면 대신, 평범한 감정과 순간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것을 꽃처럼 피워내 관람자에게 건넨다.
정자빈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회화와 디자인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지금까지 개인전 18회, 개인부스전 9회를 개최하며 꾸준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AMA, 롯데호텔 울산의 호텔아트쇼, SETEC에서 열린 뱅크아트페어, 부산 벡스코의 BLUE아트페어 등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