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서후면 학가산 자락에 자리한 서후초등학교는 작은 학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따뜻한 교육공동체의 모습을 실천하고 있는 농촌학교다. 작은학교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인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세심하게 살피며 체험 중심 교육과 인성교육, 미래형 교육을 균형 있게 운영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933년 개교한 서후초등학교는 올해로 90회 졸업생 6341명을 배출한 역사 깊은 학교다. 현재 전교생 32명이 재학 중이며 특수학급을 포함한 7학급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서후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학교, 행복한 삶을 배우는 학교’라는 교육 철학을 실제 학교생활 속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바르게 생각하며 큰 꿈을 키우는 어린이’, ‘당당하게 행동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어린이’, ‘더불어 살아가며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어린이’를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이를 위해 학교는 ▲따뜻한 마음을 기르는 바른 인성교육 ▲미래형 인재를 키우는 융합교육 ▲행복한 동행으로 기르는 감성교육 ▲소통하며 공감하는 어울림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작은학교의 장점을 살린 체험 중심 교육활동이 눈길을 끈다. 서후초등학교는 학생들이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몸으로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현장체험학습과 문화예술 활동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올해 교육활동만 살펴봐도 전교생 승마체험교육과 부산 해양체험학습, 구미 에코랜드 체험, 안동 영어마을 프로그램, 수영 실기교육, 문화예술체험교육, 작가와의 만남, 과학탐구 행사 등 학생들의 흥미와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이 연중 이어졌다. 또 교내 물놀이 체험과 민속놀이 한마당, 원예체험 집단상담, 도예 수업 등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학교는 단순한 행사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학생 성장 중심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도록 코딩교육과 VR 스포츠 활동, 레고코딩, 컴퓨터 교육, 화상영어 수업 등 미래교육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 중이다. 특히 원어민 1대1 화상영어 수업과 코딩교육은 농촌지역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줄이고 미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한 대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과후학교 역시 우쿨렐레와 기타, 미술, 배드민턴, 골프, 댄스, 피아노, 뉴스포츠 등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다양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서후초등학교는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를 통해 새로운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자유학구제 시행 이후 도시지역 학생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학교에 활력이 더해지고 있다. 자유학구제 시행 이전인 2020년에는 전체 학생 수가 21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25년에는 36명까지 늘어났다. 특히 기존 학구 학생보다 외부 유입 학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작은 학교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학생 체험 중심 교육과 촘촘한 돌봄 시스템, 다양한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꼽고 있다. 실제로 서후초등학교는 방학 기간을 포함한 연중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며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또 통폐합 학교 지원기금을 활용해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승마교실과 스키캠프, 해양체험학습, 물놀이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노력은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로도 이어지고 있다. 학교 교육과정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들의 83%가 학교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학부모 역시 96%가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모두 현장체험학습과 체험 중심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가장 좋았던 활동으로 부산 해양체험학습과 플레이방 체험, 스키캠프 등을 꼽았으며 “3학년이 돼도 승마체험을 계속했으면 좋겠다”, “플레이방 체험을 또 가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부모들은 인성교육과 외국어교육 확대를 희망하면서 공개수업과 상담, 공동행사 등을 통한 학교와의 소통 강화 필요성을 제안했다. 교사들 역시 인성교육과 학력 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학습 자료와 기자재 확보, 진로교육 확대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승준 교장은 “인구소멸 지역으로 점점 거주 인구가 줄어들면서 입학생조차 없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후초등학교도 그런 학교 중 하나였지만 학교를 살려야 지역이 산다는 생각으로 자유학구제로 지정하고 큰 학교에서 시행하기 힘든 체험학습 위주로 운영한 결과 시내 학부모 가운데 학생들의 체험과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 결과 현재 전교생 32명 중 20명이 통학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고 있다”며 “체험학습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스키캠프와 도시체험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더욱 확대해 학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