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의 신규 원전 유치가 최종 확정되면서 지역사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이번 원전 유치는 군이 마련한 막바지 생존 전략이라는 평가다.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지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이러한 환영 분위기 이면에는 이번 성과의 주체를 둘러싼 지역 정치권의 책임론과 역할 공방도 함께 가열되고 있다.
 
■ "주민들의 절박함이 만든 결과"… 지역 정치권 소극적 태도 비판
 
일부 군민들과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원전 유치는 정치인의 치적이 아니라, 군민들이 절박함으로 만들어낸 눈물의 결과”라는 목소리가 흘어 나온다.
 
실제로 범영덕원전유치위원회와 주민단체들은 거리 서명운동, 마을별 홍보활동, 주민 설득에 직접 나서며 바닥 여론을 주도했다. 
 
영덕군은 지난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원전 유치 찬성률이 86%를 넘기며 높은 주민 수용성을 확인했다. 이후 주민단체들은 원전 유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거리와 마을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갔고, 지역사회 전반에 유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이러한 민간 차원의 헌신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역 정치권은 주민 여론이 확실히 형성되기 전까지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눈치를 보다가, 성공 가능성이 커진 뒤에야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한 영덕 군민은 “군민들은 영덕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생업을 제쳐두고 거리에서 뛰었지만, 정치권은 표심을 의식해 몸을 사리는 듯했다”며 “뒤늦게 성과를 내세우는 모습에 솔직히 반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번 원전 유치는 정치인의 치적이 아니라 군민들의 생존 의지가 모인 결과”라며 “지역을 위해 책임 있게 움직이는 정치가 무엇인지 다시 물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광성 범영덕원전유치위원장은 “이번 신규 원전 유치는 군민들의 단합과 절박함이 만든 결과”라며 “정치권 역시 군민들이 왜 이렇게까지 나설 수밖에 없었
는지 깊이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또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원전 유치는 주민들이 만든 역사에 가깝다”며 “정치권은 뒤늦게 성과를 내세우기보다 왜 군민들이 정치보다 스스로의 힘을 더 믿게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국책사업 유치 성과를 넘어 지역 정치권 전반에 대한 민심의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정당 간판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지역 현안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움직이는 실행력과 책임감이라는 것이다.
 
■ '치적 쌓기' 넘어 실질적 지역 발전으로
지역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지금의 공방이 소모적인 갈등으로 번지기보다는, 향후 영덕 발전을 위한 협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한 지역 원로는 “영덕은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라며 “정치권은 뒤늦게 치적을 내세우기보다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제부터라도 군민의 삶과 지역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움직이는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 대한 주문도 나온다. 군민들은 원전 유치 확정 이후 경제효과를 지역 전반으로 확산시키고, 정주여건 개선과 인구 유입 대책을 구체화하는 후속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행정과 지방정치가 유치 이후의 과제를 놓치면 기대감은 다시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대"결국 핵심은 '유치 확정 이후의 과제'다. 군민들은 원전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지역 전반으로 골고루 확산되고, 정주 여건 개선 및 실질적인 인구 유입 대책이 구체화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행정과 지방정치가 향후 투명한 후속 절차와 주민 참여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기대감은 언제든 큰 실망과 갈등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영덕 지역사회는 이제 유치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신규 원전이 지역 소멸을 막을 실질적인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행정, 그리고 주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