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 전면 개편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돼 대통령 서명과 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새로운 법체계에 따라 경찰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사법경찰에만 범죄 수사권이 주어진다. 국민의 사법적 자유를 좌지우지하는 사법경찰권이 경찰에 집중된다. 역사적으로는 막강한 경찰권 행사의 중심축이 '경찰 → 검찰 → 경찰'이라는 사이클을 보였다. 민주화 시대에 들어서야 독립 외청으로 개편된 경찰은 시민이 힘들 때 버팀목처럼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로 '민중의 지팡이'를 자처했다. 위급하거나 불안한 순간에 시민이 가장 먼저 찾는 '친근한 공권력'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범죄·사고 현장 대응을 비롯한 생활 밀착형 업무로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20년대 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됐지만, 보완 수사와 직접 수사, 영장 청구, 공소 제기와 유지 등 필요한 권한을 한꺼번에 가진 검찰에 비해서는 파워가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사하는 검사가 사라지면서 경찰이 수사의 '유일 파워'로 떠올랐다. 이처럼 검찰이 가라앉고 경찰이 새로 부상하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경찰의 역할이 '민중의 지팡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다. 고위 공직자 비리와 중대 범죄를 제외한 민생범죄 전반을 맡아 독자적인 수사와 처분을 해야 하는 사명을 띠게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력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을 피해자 보호에 써야 한다. 권력의 눈치 보기나 부실한 수사는 약자의 피해를 키운다.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독재 정권 시절 폭행과 고문 등 강압 수사를 통한 인권 침해 등 악명을 지워야 한다.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경찰권에 대한 견제를 위해 검사의 독점적 영장 청구권이 도입됐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한다. 앞으로 분하고 원통한 피해를 본 시민이 찾을 곳은 경찰이다. 고소·고발 접수도 검찰이 아닌 경찰만 할 수 있다. 신속한 초동 대응과 인권 친화적인 피해자 중심 수사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이제는 경찰이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며 피해를 구제하는 '시민의 방패'로 거듭나야 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