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에서 유무죄가 뒤집힌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 상고심은 결국 명태균 진술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1심과 2심 모두 명씨 진술 진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면서도 1심은 다른 증거들과 종합해 일부 진술 내용을 사실로 인정한 반면 2심은 그 전체를 배척했다.따라서 상고심에선 명씨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들 의미를 두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오 시장 측이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과 2심 재판부는 사건의 핵심 증거인 명씨의 진술을 모두 신빙하긴 어렵다는 데에선 판단이 겹쳤다. 하지만 1심은 "적어도 객관적 증거나 당시 구체적 정황에 부합하는 부분 등에 대해선 진술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 반면, 2심은 "일부 진술만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나 이를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충분히 제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반대 결론을 내놨다.오세훈 시장 혐의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오 시장이 2021년 1월 22일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후원자 김한정씨가 비용을 대신 내게 했다는 점이다. 이에 부합하는 명씨 진술은 "2021년 1월 22일 오후 3시 30분께 차를 타고 창원 장복터널을 지나던 중 오세훈이 전화로 울면서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니 맡아달라', '김한정이 조사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했다"는 내용이다.1심은 기록상 오 시장이 당일 명씨에게 전화를 건 사실은 확인되는 점, 명씨 측이 그날 약 한 달만에 여론조사를 재개한 점,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협조적인 태도로 자료를 제공한 점을 고려하면 오 시장이 그날 여론조사를 의뢰해 실제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2심은 명씨의 동업자였던 강혜경씨가 당일 오후 2시 20분께 여론조사 업체 단체 카카오톡방에 비공표용 여론조사 설문지 파일을 전송하며 첫 번째 여론조사 준비에 착수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오후 3시 30분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명씨의 진술과 들어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날 오 시장이 명씨에게 전화를 건 시각도 명씨가 주장한 오후 3시 30분보다 늦은 오후 5시 9분께라고 짚었다.상고심은 결국 명씨 진술을 뒷받침하는 다른 증거들의 가치를 둘러싼 특검팀과 오 시장 측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사건의 핵심 증거는 명씨 진술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외 다른 증거들이 유무죄 판단을 가르게 되는 셈이다. 2심 선고 후 특검팀 소속 박노수 특별검사보도 "우리도 명태균 진술 중에 믿지 못할 부분이 있음을 잘 알지만, 명태균 진술뿐 외 다른 결정적 증거들이 있는데도 재판부에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대법원에선 특히 증거들이 적법하게 수집·채택됐는지가 중요한 공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측이 '결정적 증거'로 꼽은 김한정씨와 강혜경씨의 대화 녹음은 1심에서 증거로 인정된 반면 2심은 위법 수집 증거로 판단해 배척했기 때문이다. 당시 김씨는 강씨에게 '오 시장 캠프 쪽의 주선으로 명태균씨를 처음 만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이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한 유력한 정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하지만 2심은 검찰이 이 파일이 담긴 강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때 영장에 적시한 혐의사실은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무관하다며 압수 과정이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 탄핵 증거로 채택된 김씨와 명씨 간 통화 녹음파일의 적법성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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