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어르신들의 간병과 돌봄을 책임지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에서 쓴 돈을 뺀 연간 흑자 규모가 최근 2년 사이에 무려 8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돌봄 대상자가 급증한 데다 서비스 보장 확대와 종사자 처우 개선으로 지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2027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어떻게 결정할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재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의 연간 당기수지 흑자 규모는 2023년 1조3755억원에서 2024년 8359억원으로 줄어든 뒤 2025년에는 2030억원으로까지 떨어졌다. 불과 2년 만에 흑자 폭이 85.2%나 줄어들며 사실상 수지 균형 턱밑까지 내려앉았다. 이처럼 흑자가 가파르게 줄어든 이유는 들어오는 수입보다 나가는 지출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장기요양보험 총수입은 2023년 15조721억원에서 2025년 16조9733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총지출은 13조6966억원에서 16조7703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특히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늘어난 전체 지출액 1조4766억원 가운데 요양원 입소비나 방문 돌봄 비용 등으로 쓰이는 요양급여비 증가액이 1조4424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97.7%를 차지했다.근본적인 배경에는 폭발적인 노인 인구 증가와 돌봄 인정자 수의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장기요양 등급을 인정받아 혜택을 받는 수급자는 2020년 85만7984명에서 2023년 109만7913명으로 늘어 100만명을 넘어섰고, 2025년말에는 123만5045명까지 치솟았다. 5년 만에 43.9%가 늘어난 수치다. 공단 분석에 따르면 수급자가 1만명 늘어날 때마다 연간 지출이 약 629억원씩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다.여기에 중증 수급자에 대한 보장 확대와 요양보호사 등 현장 종사자의 처우 개선 비용도 지속해서 투입되고 있다. 1인당 월 한도액 인상과 함께 근속 연수에 따른 장기 근속장려금 지원이 확대되면서 장려금 지급액만 해도 2025년 1118억원에서 2026년 2858억원으로 급증했다. 수가가 1% 오를 때마다 재정 지출은 연간 1579억원가량 불어난다.문제는 오는 10월 30일 열리는 장기요양위원회에서 결정될 2027년도 보험료율이다. 보건복지부는 과거 2025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결정할 당시 국민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소득 대비 0.9182%로 동결한 바 있다. 이후 2026년도 보험료율은 건강보험료율 인상률 수준을 고려해 0.9448%로 2.9% 올렸으나,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이 이미 동결로 결정되면서 관행상 장기요양보험료율 역시 또다시 동결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하지만 현장에서는 한 차례 동결 조치만으로도 한 해 흑자가 6000억원 넘게 급감했던 경험을 되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5년 말 기준 적립된 누적준비금은 5조8216억원으로, 이는 한 해 지출의 약 4.7개월분에 불과하다. 
 
장기 재정 추계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수입 기반을 확충하지 않은 채 추가 동결이 이어질 경우 준비금이 빠르게 소진돼 적자 전환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