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열린 날, 울릉도에서 130㎞가량 떨어진 강원도 동해안과 내륙의 산봉우리들이 육안으로 관측되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울릉군 북면 천부전망대에서는 동해 바다 건너 강릉과 양양 일대의 해안 지형을 비롯해 대관령과 설악산 부근의 높은 산봉우리들이 희미하지만 뚜렷한 윤곽을 드러냈다. 평소라면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만 바라볼 수 있는 동해 바다 너머로 한반도 본토의 산 능선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가을 풍경을 선사했다.울릉도와 한반도 동해안 사이의 거리는 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30~140㎞에 이른다. 이처럼 먼 거리에 있는 육지의 지형이 관측된 것은 당시 대기의 청명도가 높고 시야가 탁 트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을철에는 대기 중 수증기와 미세먼지 등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줄어들고 기압과 바람의 변화에 따라 대기 하층의 연무나 안개가 걷히면서 평소보다 먼 거리까지 조망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이날 천부전망대에서 바라본 강원도 본토의 풍경 역시 이러한 기상 조건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주민들은 바다 건너 본토의 모습을 드러낸 산 능선을 카메라에 담으며 감탄을 자아냈다. 천부마을에 거주하는 이철우 울릉군의회 의장은 이날 “눈앞에 거대한 대륙이 펼쳐진 것 같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며 “울릉도가 품고 있는 또 하나의 숨은 절경을 마주한 것 같다”고 말했다.울릉도에서는 이처럼 대기가 맑고 시정이 좋은 날이면 한반도 본토뿐 아니라 동쪽으로 87㎞가량 떨어진 우리영토 독도도 조망할 수 있다. 도동마을 독도전망대와 북면 석포마을 등에서는 특히 가을철인 10~11월을 전후해 독도의 모습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나는 날이 있다. 울릉도 주민들에게 독도 조망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동해의 지리적 특성과 두 섬의 지리적 관계를 실감하게 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독도가 울릉도에서 보인다는 사실은 역사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조선시대 편찬된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우산도와 무릉도(울릉도)에 관한 기록과 함께 두 섬이 맑은 날 서로 바라볼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반면 일본 측에서는 과거 독도와 울릉도의 가시거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울릉도에서 촬영된 독도 조망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시각 자료가 축적되면서 실제 관측 사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이번 강원도 본토 조망 역시 울릉도가 동해 한가운데 자리한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함께 기상 조건에 따라 육지와 섬 사이의 먼 거리도 시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더욱 맑아지는 동해의 하늘. 울릉도에서는 때때로 수평선 너머 한반도 본토와 독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진다.  자연이 허락한 짧은 순간이지만, 동해의 광활함과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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