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시대에 처음 축조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정확한 축조시기나 방법을 알 수 없었던 경북 상주의 고대 저수지인 공검지가 처음으로 속살을 드러냈다.
매장문화재조사 전문기관인 경상북도문화재연구원(원장 이재웅)은 지난해 6월30일부터 공검지(경상북도지방기념물 121호) 전시관 건립이 추진 중인 제방 일부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제방 축조수법을 가늠할 수 있는 대규모 목재시설과 잔가지층 등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 목재시설은 제방을 쌓은 지점 바깥으로 10m 떨어진 지점에서 잔나무나 나뭇잎을 깐 이른바 부엽층(敷葉層)과 함께 확인됐다. 현재까지 드러난 목재시설 규모는 너비 5.5~6.0m에 길이 15m지만, 조사 대상 구역 바깥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이 목재시설은 남쪽 끝단에 지름 25~30㎝, 길이 90㎝가량 되는 통나무들을 제방이 난 쪽과 직선으로 교차하는 방향으로 빈틈없이 까는 방식으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목재시설은 2단으로 포개는 방식으로 만들되 윗단 목재는 밑단보다 20㎝ 안팎으로 들여 깔았다.
또한 목재시설 안쪽으로는 좀 더 작은 지름의 통나무를 다시 빈틈없이 깐 뒤 깬돌이 섞인 사질토로 공간을 다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깐 목재 시설 앞에는 대략 세 줄로 말목을 박았으며 그 사이로 나뭇가지를 엮은 보강시설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제방 유적에서 부엽공법과 목재시설이 함께 확인되기는 국내 처음으로 규모나 세부 축조수법 면에서도 고대 수리 토목기술을 엿볼 수 있는 특징적인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제방을 언제쯤 만들었는지는 토기 등의 다른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 짐작하기 어렵다. 조사단은 "목재의 연륜(나이테)이나 방사성 탄소연대측정 등의 분석이 나오면 정확한 공검지 축조시기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엽공법이란 제방이나 담장 아래쪽에 잔가지류나 나뭇잎을 썩어 까는 방식의 토목기법을 말하며 이런 방식으로 축조한 고대 유적으로는 김제 벽골제, 함안 가야리 제방, 당진 합덕제 등의 제방과 서울 풍납토성, 김해 봉황토성, 부여 나성 등 삼국시대~통일신라시대 토성이 있다.
발굴단 김찬영 책임조사원은 "이번에 발굴된 공검지 부엽공법은 깬돌이 섞인 사질토를 두껍게 성토(盛土. 흙채움) 다짐해 기초부를 견고하게 축조하고 그 위에 시설한 점과 부엽층을 말뚝으로 보강한 점 등이 다른 유적에서 발견된 부엽공법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공검지에 대한 사상 첫 고고학 발굴로 기록된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저수지 안에서 수습한 목재 14점에 대한 연대 측정 결과 삼국시대 이래 고려시대로 판명됨으로써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한편, 이번 제방 흔적이 나온 곳은 공검지 전시관 예정지 중에서도 부대시설이 들어설 자리지만, 뜻하지 않은 발굴성과가 나옴으로써 현장 유적을 그대로 활용해 전시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