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전문가들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소매유통독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중소형슈퍼마켓의 경쟁력확보 해법 마련에 나섰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사명을 바꾼 후 지난달 31일 새 사명 출범식과 함께 '농식품 미래 유통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개방화시대의 농식품 소매유통 개선방안'을 주제로 aT와 (사)한국식품유통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유통 전문가들은배추 파동 등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 불안 개선을 위해유통구조 중에서 '소매 유통' 분야 유통개선이 최우선 시급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개선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세미나는 권승구 교수 진행으로김윤두 건국대 교수의 주제 발표(좌장:이동현 aT 처장)에 이어 이정삼 서기관(농식품부 유통정책과), 권승구 교수, 강용 대표, 정원각 국장, 강석근 이사, 정연근 기자(내일신문), 배영훈 소장(aT 사이버거래소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으며 식품, 유통업계 종사자 약 300명이 경청했다.
aT에 따르면 농산물 가격에 산정되는 전체 유통비용 42.3% 가운데소매 단계가 차지하는 유통 비용이2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두 건국대 교수(국제통상·문화학부)는 주제발표를 통해△공동물류시스템을 통한 공동구매 확대 △농협물류센터 활용을 통한 소매유통 효율화 △소매상인 원스톱 쇼핑 실현을 위한 효율적 유통 개발 △농식품 전자상거래(B2B)를 통한 유통비용 절감 등농식품 소매유통 유통비용 절감 방안을제시했다.
아울러 △친환경농산물 등 안전한 고품질 농식품 취급 확대 △상품화(소포장, 세척, 절단 등)율 제고 △전통시장 및 중소형 슈퍼마켓의 농식품 취급비중 확대 등도유통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선보였다.
김 교수는 "대형마트와 SSM영향력 확대로 농수산물 소매유통 근간을 이루고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공동구매 시행 방안 수립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협물류센터를 통한 공산품과 농수산물을 원스톱 쇼핑, 산지와 소매점포간 농산물 B2B거래를 실시할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클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에 나선토론자들은 △산지와 유통의 조직화 △생협의 활성화 △정부 조정자로서의 역할 △대기업의 상생 노력 △공동물류센터도입 △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농식품 소매유통 개선방안으로 제안했다.
강용 학사농장 강용 대표는 국가의 명확한 농업철학과산지의 규모화와 조직화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 산지 유통센터와 소비지유통센터사업의 병행 등을 주장했다.
강 대표는 "월별 파종 정식, 수확 예상량 등 실제 생산통계를 담은 산지의 생산지도, 농산물 물류망을 담은 물류지도와 물류터미널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정원각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사무국장은 '생협'을 통한 소매유통 구조개선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배춧값 폭등락을 예로 들며 "농민 생산자와 지속적인 거래를 통한 상호 신뢰, 조합원과 생산자 등이 조성한 가격안정기금의 역할, 안정적 생산을 위한 선수금 제도, 생산-유통-소비의 밀접한 협력과 연대가 이뤄저야배추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0년 배추값 폭등으로 대형마트에서 한 통에 1만5000원씩 할 때 아이쿱생협은 2000원 정도를 유지했으며 2011년 배추값 폭락으로 일반 시장에서 산지 농민에게 한 통에 200~300원 받아 밭을 갈아 엎을 때700원 이상 지불했다.
그는 "기존 슈퍼마켓협동조합 활성화 또는 재구성으로 협동조합을 도입해야 한다"며 "SSM과 대형마트에 대한 문제는 셔틀버스 투쟁처럼 지역 시민사회와 협력과 연대를 통해 적극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승수 동국대학교 교수(식품산업관리학과)는 조정자로서의 정부 역할과 대형유통기업의 '상생 경영' 노력, 중소형자영업자의 자발적 노력과 실천 등을 요구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대기업의 농산물 할인행사 지양, SSM 진출보다는 대형상권 중심의 영업 , 재시징과 골목상권의 현대적 시설과 경영 유도 및 지원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역과 역할을 분명하게 정해공존과 상생을 통한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의 무분별한 재리시장과 골목상권 진출과 영업다툼은 결국 소비자 구매력 저하로 이어져 대기업 경영에도 악영향을미칠 수 밖에 없다"며 "상생 경영은 고객 충성도와 만족도를 높여 기업이 보다 장기적 입장에서 영역을 확장해 가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석근 서울청과 이사는 '경매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영도매시장 분야에 대해 언급했다. 매매방법의 개선, 중도매인의 규모화, 매매참가인제도 활성화, 도매시장 기능 확대, 도매시장 시설 정비 등을 주장했다.
강 이사는 "소매유통 활성화를 위해 산지의 조직화, 규모화가 일정수준 향상돼야 한다"며 "공영도매시장의 매매방법도 경매 이외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소매업체들이 합리적으로 도매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매시장에서 농업인(단체)이 출하하는 가공식품 취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대형유통 산지 직거래를 정가 수의매 및 전자거래를 활용해 도매시장거래로 유도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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