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던 군부대 총기사고가 다시 터져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강원도 동부전선 GOP초소에서 총기난사사고로 병사 5명이 숨지고 7명이 총상을 입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저녁 늦은 시간 TV를 시청하던 많은 국민들은 긴급 자막으로 보도된 총기사고 소식에 놀라움과 불안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특히 자식을 군대에 보냈거나 군 입대를 앞둔 자식을 둔 부모들은 불안감으로 후속보도에 귀를 기울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을 만큼 사고피해 소식은 충격적 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역을 3개월 여 앞둔 22살의 병장이 경계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생활관 안팎에 있던 사병들이 무방비 상태로 애꿎은 죽음을 당했다는 것이다. 피해사병들의 가족들은 날벼락 같은 비보를 믿지 못할 것이다. 국방의 의무를 잘 수행하며 몸 성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자식이 동료 병사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누가 받아 들일 수 있겠는가. 3년 전 인천의 해병부대에서 유사한 총기 난사 사고로 4명의 병사가 숨지고 2명이 숨진 끔찍한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대형 총기 참사가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국방부는 총기난사 사고와 관련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이번 일은 단순히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총기 난사 후 도주한 범인은 23일 자살을 시도하다 총상을 입은채 붙잡혔다. 이제 남은 것은 왜 자신의 동료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는지 범행 동기를 밝히는게 최우선일 것이다. 또한 문제가 있는 병사를 중무장이 가능한 GOP에 배치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여부 등 군의 책임을 따져보아야 할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만약 사병관리나 부대 배치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 후진적 군대에나 일어날 총기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3년전 인천해병대 총기난사 사고는 당시 19세에 불과하던 상병이 후임병들로부터 집단따돌림(속칭 기수열외)을 당한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번 총기사고도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사병들간 갈등이 원인이 되지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헤본다. 아직 자기 감정을 조절 못하는 20살 전후 사병들은 인간적 수모를 당하거나 자존심이 짓밟혔다고 생각하면 언제 욱하는 성격이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과거 가난한 시절의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란 신세대 병사인 만큼 이들의 군적응 과정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소통 통로가 적극 확대되는 병영문화가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국가개조를 거론할 정도로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나쁜 악습들을 단절하겠다는 각오다. 물론 그 근저엔 안전관리 소홀론 인한 국민들의 억울한 죽음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단호한 의지가 담겨있다. 군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영한 병사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막중한 의무가 있다. 그들이 병역의무를 마치고 다시 부모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 갈 때까지 지켜주는 것이 지휘관들의 가장 큰 중요한 책무다. 그걸 게을리해 군대에 보낸 소중한 자식들이 이런 허무한 죽음을 당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누가 군을 믿고 자식을 군대에 보낼려고 하겠는가.정 상 호편집국 국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