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파가 경주와 울산 대표기업인 월성원전과 현대중공업 등 지역기업들의 송년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글로벌 리더로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 소비성 연말연시 모임과 송년회 등을 자제하는 대신 실속 있고 독특한 송년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월성원전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어려운 지역민들과 함께 검소하고 뜻있는 연말연시를 보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태성은 본부장 등 전 직원은 일체 소비성 행사와 송년모임 등을 없앴다. 대신 그동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시청 인근 무료급식소에서 펼쳐온 봉사활동은 계속이어 가기로 했다. 월성원전은 또 각 부서별, 동아리별 문화공연관람과 스포츠레저 행사 등을 통해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모임을 가지고 있다. 월성원전 홍보팀 김만규 과장은 “월성원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영향으로 지역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성 송년문화를 자제키로 하고, 어려운 이웃과 가족들과 함께 뜻있는 연말연시를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술자리 위주의 송년회 대신 연극·영화 등을 관람하거나 여행, 스포츠, 봉사활동을 하며 한해를 정리하는 문화 송년회로 대체됐다. 이는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금융위기한파로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연말 분위기를 검소하고 건전하게 바꾸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근처에 위치한 현대예술관에는 이미 각 부서 및 서클, 친목단체의 공연 관람과 식사, 스포츠 시설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이 회사 보전1부 직원 30여 명은 술자리 모임 대신 현대예술관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연극 ‘라이어'를 보는 송년 모임을 가졌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 외업1관 여직원들은 올해 처음 ‘문화 송년회’를 마련해 20여 명의 직원이 함께 현대예술관 공연을 관람했고, 회전기생산부의 협력사인 대진기업도 발레 공연 ‘호두까기 인형’을 보며 연말 송년회를 가지는 등 달라진 송년 분위기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각종 스포츠 행사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부서도 늘었다. 현대중공업 저항추진연구실과 의장설계3부 등 일부 부서에서는 볼링과 탁구, 풋살 등 스포츠 경기를 통해 화합을 다지며 활기차게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뜻 깊은 연말을 보내려는 단체도 있다. ‘고려수지침 동아리’는 송년회 대신 지역 경로당과 복지시설을 찾아가 독거노인들과 장애인들에게 수지침을 시술하며 온정을 전할 예정이다. 수화동아리인 ‘손사랑회’는 최근 지역 장애우 복지시설 혜진원에서 장애 아동들과 김장담그기 행사를 가졌고, ‘풍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지역 고아원생 20여 명을 초청해 함께 식사를 하며 매직풍선쇼를 선보였다. 또 ‘DVD동호회’는 화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한 생일파티를 열어줄 예정이며, ‘기능장회’는 복지시설 보수 공사와 산동네 집수리봉사활동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나눔 경영이 활성화되면서 송년문화에 변화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낭비를 줄이고 검소하게 보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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