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보니 민주당을 ‘묻지마 반대당’이라고 비판하고 있었다. 그렇게 주장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리라고 보지만 제1야당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왜 그렇게 폄하될까. 몇 가지 이유가 있을 법 하다. 최근 민주당 행보를 보면 민심과 너무 멀어진 행보를 보인다. 민주당에 대한 10퍼센트 대의 지지율도 무리가 아닐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민주당은 ‘젊은 피’ 김민석 씨의 구속영장집행 문제를 야당탄압이라고 몰고 갔다. 구속영장은 그들 말대로 ‘정치검찰’이 발부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의 영장전담판사가 발부한 것이다. 물리력을 동원하여 검찰 직원들의 영장집행을 위한 당사출입을 방해한 것은 ‘법 위의 민주당’이라는 오만함을 국민들에게 광고한 셈이다. 그 결과 민주당은 민심을 잃었을 뿐, 결국 일은 법대로 되었다. 물론 야당은 여당의 독주를 막는 데 존재 의의가 있다. 야당을 겨냥하는 사정의 칼끝이라고 지레 겁을 먹고 잔뜩 움츠려 드는 것은 우스운 일일지 모르지만 어차피 정권이 바뀌면 권력의 위세에 눌려 파묻혔던 사건들이 백주로 튀어나와 대청소 작업은 있게 마련이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정권교체의 의의도 그런데 있을 것이다. 민주당 홈페이지를 보니 이런 배너가 떠 있다. "부자 1%를 위한 종합부동산세 폐지, 서민 99%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문제는 종합부동세를 내는 자들이 정말 우리나라 부자의 1%를 구성하느냐는 점이다. 배가 터지도록 부유하거나 여권 신장에 앞선 부부들은 일찌감치 재산을 분할해 놓아 이번에 무려 도합 6000억원을 환급 받는다. 진짜 부자들은 재산을 쪼갠 그들 중에 많지 않을까. 오히려 집 한 채 달랑 가진 자들이 부부 공동소유도 뭣해 단독명의로 해놓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중산층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 구호에서 중산층은 사라졌다. 대신 부자와 서민만 남았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이 ‘편가르기’가 아닌지 모르겠다. 세금을 안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은 계속 내되 자신은 계속 안내고 싶은 것이 본심이다. 정치에도 과학이 필요하다. 주먹구구식으로 정치하지 말란 말이다. 부자의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면 더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방 재정이 달리니 세금을 계속 내주십쇼” 하고 사정해도 싫을 판에 부자 대 서민의 대결 구도로 가는 것이 무슨 집권 비전인가? 중산층이 두터워져야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을 모르는가? 혹시 민주당이 6억원 이상의 집이 많은 지역에서 대선과 총선의 득표가 부진해서 화가 난 것인가? 그러나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정치다. 종부세 같은 세금의 눈물을 씻어줄 줄 알아야 집권에 성공한다. 정당은 특정지역이나 특정계층만을 기반으로 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 거기에 집착하면 할수록 ‘안티 팬’이 늘어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외연을 넓히지 않으면 결코 정권은 창출하지 못한다.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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