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은 15살 때 방정환 선생이 펴내던 잡지 에 보낸 시가 당선되어 등단을 합니다. 이 시에 홍난파 선생이 곡을 붙인 노래가 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고향`입니다. 楚漢이 동맹관계를 맺고 있던 시절 유방(劉邦)이 먼저 진(秦)나라를 점령하자 항우(項羽)는 뒤늦게 진나라 도읍 함양(咸陽)에 입성하여 유방을 몰아내고 진나라 왕 자영(子孀)을 죽이고 궁궐을 불사르고 재물과 여자들을 손 안에 넣습니다. 이때 유방의 책사 장량(張良)이 "부귀하여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면 비단 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것과 무엇이 다르리!"라는 노래를 퍼뜨리자 항우는 세인들이 자신을 비웃는 것으로 알고 고향인 강동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함양이 전략적 요새였기에 충신 한생(韓生)이 떠나지 말 것을 간언했지만 항우는 "부귀하더라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다니는 것과 같다.”라며 한생을 기름솥에 팽형(烹刑; 삶아 죽이는 형벌)으로 다스린 후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한서(漢書)에 나오는 이야기로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금의야행(錦衣夜行)`과 `금의환향(錦衣還鄕)`입니다. `고향(故鄕)`의 용례는 순자에서 처음 보인다고 하지만(한자의 뿌리. 김언종) 그 쓰임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항우는 금의환향을 하였지만 훗날 해하(垓下)에서 대패하고 천하를 유방에게 넘겨주고 맙니다. 고향은 출세하여 금의환향하는 사람을 반기는 게 아니라 고향을 사랑하고 안식을 얻으려는 사람을 반기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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