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일운동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미국 하원의원의 1980년대 외교전문을 연세대가 최초로 공개했다.16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전날 영면에 든 백 소장이 수감됐을 당시인 지난 1987년 미국 하원의원들이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 보낸 외교전문을 공개했다.전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 하원의원들은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던 백 소장이 제대로 된 치료 없이 수감된 것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석방과 치료 등을 요구했다.첫번째 사료는 1987년 2월13일 로버트 므라젝과 피터 코스트메이어, 매튜 맥휴, 바바라 박서, 윌리엄 레만, 팻 슈로더, 에드워드 페이간, 조 콜터 하원의원이 김경원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자료다.이들은 "한국의 민주지도자인 백기완이 구속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양심수인 백기완의 즉각적인 석방과 인권 회복을 한국정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또 "과거 고문후유증으로 백기완의 건강이 좋지 않아 사안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두번째 사료는 같은해 3월5일 톰 포글리에타와 매튜 마르티네즈, 제임스 오버스터, 마이크 로리, 테드 웨이스, 빅 파지오, 하워드 울페이 하원의원이 제임스 릴리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서한이다.의원들은 미 대사에게 "백기완의 석방과 인권회복을 위해 전두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며 "특히 백기완의 건강이 수개월의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나쁘기에 우선 최소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백 소장은 1986년 7월19일 열린 `부천서 성고문 범국민폭로대회`와 관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배됐다. 이어 같은해 12월7일 검거된 후 같은 달 10일 구속됐다.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던 백 소장은 건강악화로 인해 같은달 29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채 회복되지 않은 이듬해 2월28일 재수감됐다.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조직했던 한국인권문제연구소(연구소)가 이 같은 사실을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알렸고 이에 하원의원들은 외교문을 전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2차 망명 시기인 1983년~1985년 당시 미국에서 조직한 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를 공개했다"며 "전두환 정권의 인권 탄압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했던 연구소의 활동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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