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당 원화값이 3년 만에 1000원 아래로 내려갔다. 29일 오전 10시 15분 현재 하나은행이 고시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86.71원에 거래중이다. 원·엔 환율은 전날에는 전장보다 3.66원 내린 996.55원에 마감했다. 원·엔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12월 14일(995.9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엔화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전장보다 1.46원 오른 달러당 123.54엔에 마감했다. 이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일본이 무제한 국채매입을 단행하는 등 초완화정책 유지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앞서 28일 일본은행은 0.25% 고정금리로 일본 정부채 무제한 매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지정가 매입은 공개시장조작으로 지정된 금리에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여 금리 인상을 억제하는 조치다.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행보와 일본 성장 둔화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준이 오는 5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은 연준이 연내 수 찰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엔화는 일본은행이 무제한 국채매입을 단행하며 초완화정책 유지 의사를 강조하면서 1% 초반대 급락했다"며 "시장은 일본은행이 연준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 긴축 대열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