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외로울 때 시름을 달래는 특효약은 노래 뿐이라 한다. 노래 속에는 추억도 있고 그리움도 있으며 말에 곡조를 붙여서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 작품이다. 웅변이 사람의 정신을 매혹 시킨다면, 노래는 인간의 감각을 매혹 시키는 감회가 있다.
시인 하이네의 시상처럼, "나는 나의 온몸이 기쁨과 노래요, 나의 온몸이 추억과 불꽃"이라 했다.
음악은 인간의 오장육부를 뒤흔드는 작용이라 한다. 신에게도 인간에게도 거룩한 것은 노래라 한다.
그래서 음악 안에 노래가 있어 음악은 박자·가락·음색·화성 등을 갖가지 형식으로 조화·결합시켜, 목소리나 악기를 통하여 사상 또는 감정을 나타내는 학예와 기술이다.
노래는 예술의 한 표본으로 인간 정서에 맞게 항상 심장의 고동처럼 언제나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이다.
망각은 만사를 고쳐주고 노래는 망각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들은 노래 속에서 오직 자기가 사랑하는 것만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이 있어 한가할 때는 그리운 추억이 상기될 때 늘 부르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힘을 가진다.
노래에 따라서 그 풍조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유행가는 트롯트를 위주로 단순하면서 짜임새가 있어 배우기도 부르기도 국민 정서에 맞다.
트롯트의 가락이 120년을 훨씬 넘었지만 전부터 눈물을 좋아하고 이별을 좋아한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때 그때의 사회상이 잘 표현되고 묘사된다.
사회학자 천관우는, "유행가란 것이 포탄이 떨어지는 속에서도 푸른 목장으로 마차를 타고 달리고, 살기 어렵다는 아우성에서도 사랑과 낭만을 느끼는 인간 소유물"이라 한다.
김억의 '님의 노래'에 기록된 가사는 정말 그립고 애절한 인간의 순애보를 느낄 수 있다.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내 가슴에 젖어 있어요/ 진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가 지고 저무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드도록 귀에 들려요./ 곱고도 아름답게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그것으로 끝이나) 깊이 들려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이탈리아 속담에, 언제나 희망을 갖고 있는 자는 노래 부르면서 죽는다고 한다. 노래는 희망을 불러오고 희망은 곧 인간 삶의 힘줄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타 민족에 비해서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기쁠 때 슬플 때는 물론이도, 일하면서도 노래 부르고, 세상을 떠날 때도 찬송가를 부르고 장송곡을 부른다.
가사 문학의 대가 윤선도는, "마음이 소리로 나니 그를 좋아하노라" 했다. 음악은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한 시(詩)다. 그리고 어떠한 사상이나 감정을 운율적인 언어로 나타내는 인간의 애락의 잔치다.
음악가 베토벤은, "음악은 어떠한 지혜, 어떠한 철학보다 높은 신의 계시"라 한다. 시가 인류 공통의 즐거움과 기쁨이라면 음악은 인류의 공통언어, 인간의 영혼이라 한다. 또는 아름다움이 신의 미소라면 음악은 신의 음성이며, 승리의 함성이다.
놀라운 사실은 음악에 쓰이는 음높이의 차례인 도·레·미·파~도인 음계의 이름은 세상 어디서나 다 같이 부르는 세계공통어로 쓰인다는 세계인들의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