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학 레슬링 선수가 단 2개월간 알고 지낸 팀 동료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곰에게 달려들었다.영국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와이오밍주 노스웨스트대학 레슬링 팀 소속 켄델 커밍스와 3명의 팀 동료는 친목을 다지기 위해 지난 15일 쇼숀 국유림을 방문했다. 켄델과 동료들은 국유림에서 오후 내내 수사슴이 뿔갈이를 하고 남긴 뿔을 찾아다녔다.뿔 탐색을 마무리하던 와중, 켄델은 팀 동료인 브래디 로리가 향한 방향에서 `우지직`하는 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가자 거대한 곰이 쓰러진 브래디의 어깨와 허벅지를 물어뜯으려 하고 있었다. 켄델은 곰에게 겁을 줘 쫒아내기 위해 고함을 지르며 돌을 던졌지만, 브래디 앞에 버티고 선 곰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곰이 도망치지 않자 켄델은 본능이 이끄는 대로 곰에게 달려들었다. 켄델은 곰에 올라타 귀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곰은 브래디를 내버려 두고 켄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곰의 공격은 수십 초간 계속됐다. 켄델은 머리와 목을 팔로 가린 채 최대한 몸을 웅크려 곰의 공격을 견뎌냈다. 켄델에게 화풀이를 한 곰이 자리를 떠나자 켄델은 브래디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좋지 못한 판단이었다. 떠났던 곰이 돌아와 켄델을 다시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켄델은 다시 한번 `죽은 척`을 하며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켄델이 곰의 시선을 끄는 동안 브래디는 피투성이가 된 팔다리를 이끌고 정신없이 숲을 내려갔다. 나머지 두 친구를 발견한 브래디는 켄델을 구해야 한다고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911에 신고한 직후 곧장 수렵용 총을 챙겨 숲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숲을 내려오고 있는 켄델과 마주쳤다.켄델과 브래디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부상은 꽤 심각했다. 브래디는 팔이 부러졌으며 켄델은 팔다리와 머리가 심하게 찢어졌다. 의료진은 켄델의 머리에 난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60여 개의 의료용 스테이플러를 박아넣어야 했다.브래디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례에 걸친 곰의 공격은 5분도 채 지속되지 않았지만, 팀원 사이의 관계를 누구보다 돈독하게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노스웨스트 레슬링팀의 기적`이라고 평한 브래디는 오랜 사이도 아닌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건 켄델을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켄델과 브래디가 알고 지낸 것은 불과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켄델 또한 인터뷰를 통해 이전에는 곰을 쉽게 상대할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생각을 고쳐먹게 됐다고 밝혔다.두 사람은 현재 연말에 있을 레슬링 대회를 위해 착실히 재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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