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더욱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3년여 만에 한국을 찾은 빈 살만 왕세자와 확대회담, 단독회담에 이어 공식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회동에서 양측은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기로도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우디 투자부는 이날 이창양 산업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투자부 장관을 비롯한 양국 정부와 경제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의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 간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알-팔레 장관은 이날 사우디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과 300억달러(약40조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고 외신이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오후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과도 환담했다.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이라 불리는 빈 살만 왕세자는 현재 총사업비 5천억 달러(약 670조원) 규모의 사우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야심 차게 발표한 국가 장기 프로젝트 네옴시티는 폭 200m, 높이 500m의 선형 구조물을 총연장 170km 길이로 건설하는 직선도시 `더라인(The Line)`과 바다 위에 떠 있는 8각형 모양의 부유식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산악지대 관광단지인 트로제나로 구성된다.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되는 `네옴시티` 중 특히 트로제나는 2029년 동계아시안게임 개최지로 결정되기도 했다. 사우디는 이곳에 2026년까지 야외 스키 리조트와 인공호수, 호텔 등을 지을 예정이다. 네옴시티와 관련,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더라인` 터널 중 12.5km 공사를 수주해 최근 공사를 시작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및 저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경제에 모처럼 들리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회담에서 신설키로 한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가 눈에 들어온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양국 지도자가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총괄·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종의 `직통 라인`인 셈으로, 양국 지도자가 `톱 다운` 방식으로 양국의 실질 협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 거대 프로젝트에는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사업 기회가 열려 치열한 글로벌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최근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에 투자를 검토하던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를 설득해 미국 투자를 유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것을 기억하고 있다. 외교부는 "글로벌 시장 수요 판단에 따른 해당 기업의 자체적인 결정"이라고 부인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건 사실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한 몸과 같이 긴밀히 협력해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통해 찾아온 좋은 기회를 살려 제2 중동 붐을 기필코 성사시키기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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