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는 옥수수가 도착한다지난주에도 그랬고저 지난주에도 그랬고저 저 지난주에도 그랬다한 아이는 자고 있었고한 아이는 뒤척이며 울었고한 아이는 문고리에 발목을 묶어 두었다식탁 위에 한 병의 우유와 옥수수 시리얼을 두었다식탁 위에 한 병의 우유와 옥수수 식빵을 두었다식탁 위에 한 병의 우유와 삶은 옥수수를 두었다옥수수는 자라서 월요일 아침에옥수수로 자라는 월요일 아침자라서 옥수수가 되겠지자라서 슬픈 옥수수가 되겠지자라서 쓰러지는 옥수수가 되겠지옥수수가 옥수수에게 도착하는 월요일은노란 옥수수는 더욱 노랗게 슬픈 옥수수는 더욱 슬프게둥글게 둥글게옥수수를 밝히고옥수수를 삼키는월요일 아침과 월요일 아침 -배주열'월요일 아침과 월요일 아침'     시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인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케 하는 요즘의 현대시다절제와 리듬이 재밌는 시이긴 하지만, 언어를 비틀어, 낯설게 만든 현대시라 그 뜻이 난해하기도 하다.  배주열 시인은 포항서 시를 쓰고 있는 개성적인 젊은 시인이다 이수명 시인은 시를 "그냥 무엇"이라고 표현했다. "그냥 무엇"! 이라니, 어쩌면 명답 같기도 한 재밌는 표현이다.  시인들은 "그냥 무엇"인, 시라는 물건을 캐기 위해서 오늘도 치열하게 밤을 지센다.  이 시의 중심 이미지인 '옥수수'는 무엇의 은유인가? 고통? 혹은 궁핍한 시대의 음식?  "월요일 아침에는 옥수수가 도착한다, 한 아이는 자고 있고, 한 아이는 울고 있고, 한 아이는문고리에 발목이 묶여 있다" 참 가난했던 우리시대, 옛 가정의 궁핍한 풍경이 떠오르지 않는가? 배급받은 '옥수수'로 겨우 겨우 연명해 가던, 지난시절 우리의 현실이 떠오르지 않는가?  옥수수는 자라서 슬픈 옥수수가 되고, 결국 스러지는 옥수수가 되는 비극적인 삶의 풍경.  아직도 부익부, 빈익빈의 자본주의시대, 양극화 현상은 조금도 고쳐지지 않은 진행형의 삶이아닌가.  시인이여 푸쉬킨의 시구처럼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살아 있는 오늘은 생명처럼 소중한 것.  우리 오늘, 괴로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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