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의 발상지인 경주 황오리가 고향인 해월 최시형 선생에 대한 새로운 평전 한 권이 최근 발행됐다. 바른 역사 찾기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김삼웅 작가가 ‘해월 최시형 평전(미디어샘)’을 펴낸 것이다.경주에서는 수운 최제우 선생 위주로 선양사업을 전개하다가 최근 해월 선생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차제라, 이 책이 더욱 값지다. 이 책은 100년 전 가르침이라고 하기엔 놀라운 통찰과 철학적 경지를 일궈낸 해월 최시형 선생의 일대기와 철학사상의 정립 과정, 오늘날 우리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스승으로서 해월 최시형의 삶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사료를 바탕으로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동학사상을 오늘날까지 이르게 한 해월 최시형은 동학의 2세 교조로서, 관군의 추적을 피해 무려 35년간이나 은둔생활을 하며 동학사상을 체계화하고 전파했다.동학이 인간의 평등과 만물의 소중함을 중요한 교리로 삼았기 때문에 성리학을 기반으로 한 조선의 봉건체제에 대립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좌도난정’의 죄를 물어 교수형에 처하게 된다. 해월은 ‘사인여천(事人如天, 세상의 천한 사람이나 귀한 사람 모두 하늘 같이 대해야 한다)’이라는 네 글자로 그의 사상과 철학을 집대성했다. 이 사상은 동학이 인간의 평등함과 자연의 소중함을 철학의 뿌리로 삼았다는 것을 잘 대변하는 대목이다.
오늘날의 생명운동, 여성운동, 환경운동은 그 기반에 생명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동학사상이 떠받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파 방정환이 1923년 세계 최초로 ‘어린이 선언’과 ‘어린이날’을 제정할 수 있던 것이나 김지하 시인의 ‘생명주의’ 철학 등이 해월 최시형이 정립한 동학사상에서 그 영향을 받은 것이다. 동학사상은 모든 가치의 최우선으로 ‘생명’을 이야기했고 해월은 이미 100년 전 자연과 환경 생태의 소중함을 강조했음을 밝히고 있다.김 작가는 이 책 맺음말에서 “정부는 현재까지 2차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인 최시형, 전봉준, 김개남 등에 대해 독립유공 서훈을 하지않고 있다. 이들은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순국했으므로 해당 법률대로 독립 유공 포상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김삼웅 작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치문화론을 가르쳤으며 4년여 동안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다.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인물의 평전 등 이 분야의 많은 저서를 집필했으며 현재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필화사’, ‘백범 김구 평전’, ‘단재 신채호 평전’, ‘만해 한용운 평전’, ‘안중근 평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