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제38대 원성왕의 능을 괘릉이라고 부른다.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에 있는 괘릉초등학교는 바로 원성왕릉인 괘릉과 인접해 있는 학교다. 1963년 학교의 문을 열어 60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 약 23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원성왕릉의 역사성을 품은 학교답게 비록 규모는 작지만 전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학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삶과 연계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특화된 테마별, 주제별 체험학습을 운영해 인근에 입소문이 나면서 해마다 괘릉초등학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재학생이 41명이던 이 학교는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를 운영하면서 현재 재학생이 52명으로 늘어났다. 2021년에는 작은학교 가꾸기 운영학교로 선정돼 3년 동안 운영한 결과 학령인구 감소와 저출산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괘릉리의 학생은 17명에 불과하고 외지 유입학생이 35명으로 70%에 이른다. 다양한 방과 후 활동, 방학 중 돌봄서비스 강화, 하루 한 가지 이상의 특별 프로그램 운영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 결과다.괘릉초등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테마별, 주제별 체험학습은 다양하다. 먼저 체육·예술 감수성 교육으로는 뮤지컬, 영화감상 등 문화예술 체험, 물놀이, 스키, 스케이트 등 계절 체험활동, 드론 축구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감수성과 체력을 함양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또 천연잔디를 조성해 학생들이 마음껏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고 맨발 걷기를 통해 자연으로부터 얻는 건강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게 하고 있다. 맨발 걷기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교직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생태 전래놀이라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환경 체험학습, 텃밭 작물재배, 토끼사육 체험 등 생태 감수성 교육으로 생명존중과 생태환경의 중요함을 스스로 깨듣게 하고 있다. 공동체 역량교육도 빠뜨리지 않는다. 어버이날 경로당 방문 봉사활동, 학부모와 함께 김장 나눔 활동,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마을의 달인 만나기,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괘릉초등학교의 특별한 교육활동인 ‘다놀자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다놀자 프로그램은 ‘많이 놀자’, ‘다같이 놀자’, ‘다양하게 놀자’를 말한다. 많이 놀자는 중간놀이 시간을 30분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 시간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맨발 걷기, 축구 활동, 토끼 돌보기, 놀이기구 등을 이용한다. 다같이 놀자는 다같이 어울려 노는 것을 의미하며 학생주도의 다모임활동을 통해 학교와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다모임활동은 괘릉초등학교의 전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자치활동이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토끼장을 만들어 달라, 연못에 붕어를 넣어달라, 체육관에 농구대를 설치해 달라는 의견이 나왔고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다양하게 놀자는 맨발로 놀기도 하고, 전통놀이와 현대놀이를 융합해 노는 것을 의미한다.이상련 교장은 “이런 좋은 자연생태환경과 교육공동체의 노력으로 자율적인 학습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아직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이 교장은 “처음에는 학부모들이 학교가 좋고 프로그램이 좋아 찾아왔지만 등하교를 자가용으로 하다보니 피로도가 쌓여 학교 버스를 절실히 원하게 됐다”며 “맞벌이하는 가정도 늘어나 학교버스 운행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근학교는 통학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괘릉초등학교는 아직 통학버스 운영이 도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교육청과 지역 주민들이 다각도로 버스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점이다. 괘릉초등학교의 김윤슬(4학년) 양은 서울에서 괘릉리로 내려와 정착한 부모덕에 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김 양의 아버지인 김용진(50)씨는 서울 홍대거리에서 활동하던 싱어송라이터였고 음반도 4집까지 발간했다. 김씨는 “서울은 자녀교육에 적합하지 않다며 귀향을 결심하고 적합한 곳을 찾던 중 체육대회 중이었던 괘릉초등학교를 방문해 따뜻함과 자연환경에 반해 전격적으로 결정하게 됐다”며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에 와 보니 자연 속의 공간이 마음에 들었고 아이들은 스트레스 없이 심성이 고와지는 교육을 받게 돼 굉장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괘릉초등학교는 2019년 다목적 강단을 건립하고 지난해 본관 리모델링 공사, 올해 뒷교사 5탄 증축을 통해 불편함 없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으며 조만간 교문 진입로 주차장 공사를 마치면 교문 앞에 학생들의 놀이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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