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구제역의 확산 동향이 심상치 않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주의 한우 농장에서 구제역이 처음 확인된 이후 1주일간 확진 농장이 10곳으로 늘었다. 구제역 발생 농장은 청주시 8곳과 증평군 2곳이다. 당초 청주는 최초 확진 농장의 반경 3㎞ 방역대 내에서 추가 발생이 확인돼 왔는데 이곳에서 12㎞가량 떨어진 증평에서도 확진 농장이 나왔다. 이를 두고 구제역 바이러스가 번졌다기보다는 이미 퍼진 상태에서 확진이 지속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감염 축종도 소에서 염소로 확대됐다. 확진 농장에서 살처분된 소와 염소 등은 1천200여마리에 이른다. 우제류를 키우는 농장이 청주시 방역대에 231곳, 증평군 방역대에는 179곳이 몰려있다.   구제역 발생은 2019년 1월 이후 4년여만이다. 최근 단기간 내 확진 농장이 잇따르면서 예방 활동이 미흡했던 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구제역이 4년 이상 발생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청주의 최초 확진 농장에서 소 29마리를 표본 조사한 결과 항체 형성률이 62% 수준이었고 또 다른 확진 농장은 24%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적인 조사 결과는 아니라고 하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항체가 없는 우제류가 적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정부는 17일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20일까지 우제류를 기르는 전국 농장에 대해 구제역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구제역이 발생한 청주시와 증평군을 포함해 이와 인접한 대전, 세종 등 7개 시군에선 오는 30일까지 소의 반입과 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백신 추가 접종과 우제류의 이동 제한이 정부 대책의 골자로 보인다. 현장 중심으로 신속하고 철저하게 방역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역학조사에선 확진 농장 간 명확한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방위로 퍼져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일 수 있다. 방역 체제를 재차 점검하고 확산을 막는데 민관이 모두 나서야 할 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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