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옥성면 덕촌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매우 안온한 분위기를 가진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은 자연환경의 유순함을 닮아 인정이 넘치는 심성을 가졌다. 마을 이름에 어질다는 뜻을 가진 덕(德)자가 포함됐으니 예로부터 이 마을은 평화로운 마을이었음이 틀림없다.덕촌1리는 81세대 164명이 살고 있고 덕촌2리는 49세대 101명이 살고 있다. 아담하고 따뜻한 마을이다. 나지막한 산봉우리가 마을을 감싸고 있어 가을날 단풍이 들면 기가 막힌 경관을 연출한다. 구미시에서도 비교적 시골마을에 속하는 덕촌리의 주민들은 90%가 농업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대부분 논농사를 짓고 살며 복숭아와 포도를 재배하는 과수농가도 6가구 정도 된다. 과수원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한우 축산농가도 2가구 있고 약 150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지만 그다지 대규모라고 할 수는 없다.구미 시내까지는 33번 국도를 타고 약 25분이면 닿을 수 있다. 마을에 보건진료소가 있고 간호사가 상주해 주민들의 건강을 꼼꼼하게 챙긴다. 선산읍은 지척에 있어 주민들은 선산읍 생활권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대도시로 왕래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선산IC가 불과 2㎞ 이내에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굳이 구미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갈 필요가 없다. 마을과 붙어 있는 선산유게소가 환승 휴게소여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를 10분에 1대씩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곳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서울까지 2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덕촌1리는 경주이씨 집성촌이었고 덕촌2리는 인동장씨 집성촌이었는데 현재는 타성받이들이 많이 유입돼 살아가고 있어 마을이 매우 개방적인 분위기다. 외지인들이 덕촌리를 한번 방문하고 나면 “포근하고 따뜻한 기운을 느낀다”고 평가한다.덕촌리에 전하는 재미나는 설화가 있다. 옛날 덕촌리에 빛처럼 빠른 말이 있었다고 한다. 앞산에서 활을 쏘면 말이 화살보다 먼저 달려 마을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시험을 해 봤다. 앞산에서 활을 쏘고 나서 말을 타고 마을에 도착했는데 화살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말의 목을 쳐버렸는데 말이 쓰러지고 나서야 화살이 도착했다고 한다. 지금도 마을 산에 그 말무덤이 있다고 전한다. 덕촌리에는 효자비가 하나 있다. 효자 김광수를 기리는 비각이다. 김광수는 효성이 지극해 어머님이 병환으로 누워계실 때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약을 구해 구완했으나 차도가 없었다. 어느 의원이 말하기를 흑질뱀을 잡아 드리라고 해서 비봉산에서 12일을 해메었지만 뱀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나의 효심이 부족하다”고 자책하며 괴로워 하며 천지신명에게 기도했다. 그랬더니 며칠이 지난 후 달밝은 밤에 큰 흑질뱀이 문앞에 나타났다. 그는 이 뱀을 잡아 부양했더니 어머님의 병이 완쾌됐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고 1946년 유림에서 그의 효성을 기리기 위해 효자비를 세웠다. 이 마을에는 대원저수지가 있다. 경상북도에서 두 번째로 큰 저수지다. 이곳에는 소나무숲이 울창해 한때는 대구나 선산의 주민들이 많이 방문해 즐기는 유원지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또 마을 뒤쪽에 수령 600년의 소나무도 있다. 보름이 되면 주민들이 모여 동제를 지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마을과 소나무 사이에 고속도로가 지나가 방치되고 있다. 대원저수지와 소나무는 마을의 중요 문화자산인데 지금은 거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재철(55) 덕촌2리 이장은 “덕촌리는 전형적인 농촌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마을 주민들간의 유대가 매우 좋은 편”이라며 “전 주민이 가족처럼 화합하고 서로를 도우며 사는 우리 전통의 정신문화를 가장 잘 간직한 마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덕촌리에는 외지인들이 하나둘 유입해서 살아가고 있다. 현재는 약 20여 가구가 정착한 상태다. 이들은 전원주택을 짓고 작은 텃밭을 가꾸며 주민들과 잘 어우러져 살아간다. 대부분 자영업을 하거나 직장인들이며 이들은 평화로운 덕촌리에 정착하면서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토목기사 일을 하는 최월분(64)씨는 5년 전 덕촌리로 이주했다. 그는 덕촌리에 정착한 후 일을 줄이고 선산노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최씨는 “구미에서 출퇴근을 하기에도 가깝고 경관이 수려해 도시인이 정착해서 살아가기에는 가장 좋은 마을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을사람들도 인정스러워 생활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박주영 옥성면장은 “덕촌리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정서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마을 중 하나”라며 “주민들이 평화롭고 넉넉하게 살아가면서 고유의 문화를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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