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 신항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도록 언덕에 자리잡은 포항시 죽천초등학교는 재학생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 학교다. 상쾌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큰 도로와 멀리 떨어져 소음도 전혀 없어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다. 1940년 죽천공립소학교로 개교한 이 학교는 올해까지 407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64명이 재학 중인 죽천초등학교는 2019년 작은학교 자유학구제로 지정되기 전인 2018년에는 55명이 재학했다. 그 후 2019년에는 72명이, 2020년에는 53명이, 2021년에는 68명이, 지난해에는 73명이 재학해 해마다 학생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9년 자유학구제가 지정된 후 재학생 72명 중 유입학생이 64명에 이를 정도로 자유학구제로 말미암아 학생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64명의 재학생 가운데 유입학생은 54명이다.
죽천초등학교는 인공지능(AI)교육 선도학교다. 또 창의융합 에듀파크 활용 선도학교이기도 하다. AI교육을 위한 교실을 따로 마련해 전교생이 앞서가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담당 교사의 뛰어난 능력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선도학교로 지정되면 업무량이 늘어나 대부분의 교직원이 꺼려하지만 죽천초등학교의 교사는 적극적으로 수용한 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채택될 창의융합 체험활동도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주 1시간씩 미리 교육하고 있다.
포항시 흥해읍 우목리와 죽천리를 끼고 있는 이 학교에 인근 지역인 양덕동에서 많은 학생들이 유입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학부모들이 큰 학교의 과밀학급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학교에서 등교가 금지됐을 때에도 3년 내내 등교수업이 가능했기 때문에 학보무들은 죽천초등학교의 안전한 교육에 신뢰를 가졌다.또 모든 학비와 현장체험, 방과 후 활동, 수학여행 경비 등이 무료로 지원되는 것에도 큰 매력이 있다. 여기에 학생 수가 적어 1대1 지도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한몫했다. 자연스럽게 학부모의 학교 운영 참여도가 높아졌고 관심도 커졌다. 당연하게 학교폭력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죽천초등학교의 올해 교육중점 실천과제는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강화’다. 참된 마음과 바른 생활을 하는 습관을 형성하고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해 즐거운 학교 만들기에 집중한다. 자긍심을 높이는 나라 사랑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1인 1운동 생활화를 통해 심신이 건강한 학교를 만든다. 또 ‘배움이 즐거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창의 융합형 인성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학업성취 인정제를 실시한다. 학생 생성 교육과정을 운영함과 동시에 영어 캠프, 코딩 교육을 실시한다.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초등 돌봄교실 운영으로 사회적 배려대상 자녀의 지원을 확대하고 방과후 학교 운영으로 사교육비 절감을 시도한다. 학부모 교육 참여 활성화를 통해 학부모와 함께 하는 교육을 실현하고 365 온종일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협력적 교육 공동체 구현’을 위해서는 특색 있는 자유학구제로 학교 자율화를 추진하고 학교 서비스 질을 높여 학교 교육 만족도를 높인다. 교육행정의 합리적인 운영으로 학생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교육홍보를 강화하는 홍보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천향숙 교장은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학교의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직원 관리도 일목요연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학교 환경이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하게 좋고 교직원들이 학생들에게 헌신적이어서 앞으로 죽천초등학교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지금도 모든 교육주체가 잘 하고 있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물론 환경적 측면에서 학생들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바닷바람으로 노후된 외벽을 교체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교실을 증축해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막아 폐교가 되는 일을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학생 중 6학년 신우진 군과 민규 군은 양덕동에서 유입한 형제다. 우진 군은 “학교에서 많이 뛰어놀고 자유롭게 생활하도록 해서 행복하다”며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교육도 열심히 가르쳐 줘서 만족한다”고 말했다.형제의 학모인 김효주(43)씨는 아이들이 입학하기 전 이 학교를 방문해 환경과 재학생들의 생활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했다. 김씨는 “점심시간에 전교생이 한 데 어울려 뛰어노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마음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도록 교육하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초등학교 교육은 바른 인성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시선을 마주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당초 기대했던 교육이 충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