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지난해 `2023 다티스트`에 선정된 김영진 작가의 개인전 ‘출구가 어디에요?’를 오는 9월 10일까지 대구미술관 2, 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개최한다.    아울러 8일 오후 2시~5시30분까지 전시연계 프로그램인 `작가와 비평가의 대화`(1부 김영진·홍가이, 2부 김영진·김복영)와 퍼포먼스(무용가 이정우 외)를 진행한다.   다티스트는 대구미술가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그 역량을 국내외 알리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대구미술관 프로젝트다. 대구·경북에 거주하거나 출향한 작가 중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 학술행사, 아카이브 등을 지원한다.   대구미술관 2층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는 곳은 자연채광이 아름다운 선큰가든이다. 이곳에서는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작가의 주변 인물을 음각으로 뜬 ‘2002(마스크-음각)’을 만날 수 있다. 가로 30미터의 U자 공간에 펼쳐진 얼굴 마스크 1170점은 관람객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도록 착시 설계해 감상자와 감각적 혹은 시각적인 교감을 유도한다.이어지는 3전시실에서는 의인화된 통닭구이 조형물과 피에타상이 시선을 이끈다. 창밖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쓰러져 있는 남성을 받치고 있는 부처의 모습을 통해 인류 사랑에 대한 실천을 은유적으로 이야기한다. 관람객은 쓰러진 남성의 발을 만질 수 있는데 작가는 관객들이 만질 수 있는 부분에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해 감상자와의 교감을 극대화했다.2전시실 5개 공간에는 1974년 이후 제작한 작가의 입체 설치작업, 오브제, 사진, 비디오 영상물을 전시한다. 비디오 영상 ‘1978-2-1, Drawing(1978)’은 100×100㎝ 크기의 투명한 유리 표면에 작가의 몸 일부분을 밀착시키고 유리와 몸이 맞닿는 부분에 생긴 압착 자국의 외곽을 따라 유성펜으로 그리는 드로잉 행위를 촬영한 영상이다. 손, 발, 종아리, 엉덩이, 등, 배, 어깨, 가슴, 얼굴 등의 신체 부위를 대상으로 신체 행위와 흔적을 비디오의 시간성과 결속시킨 이 작업은 이후 작가 자신의 신체 부분이 맞닿아 생기는 오목한 공간에 의료용 석고 액체를 수평이 되도록 채워서 떠내는 ‘1978-10, plaster’ 작업과 연결된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불상 작업과 불상에 빛을 더한 작업은 ‘관념’에 관해 또 다른 출구를 찾는 작가의 질문으로 보이는데 최근 LED 설치작업도 시각적인 빛 덩어리를 구축해 현실을 초월하려는 ‘출구’의 실험으로 볼 수 있다.정종구 수집연구팀장은 “작가는 내용, 형식의 한계와 기존 틀에 따른 제한을 거부하고 본능적으로 새로운 출구를 찾는 ‘출구가 어디예요?’를 되뇌며 시공간의 관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설치미술을 보여준다”며 “김영진의 오랜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대구미술관 전시를 관람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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