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가상 콜롬비아' 아이티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호주로 떠나게 됐다. 이날 경기는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치른 평가전으로, 월드컵 출정식도 겸한다.
 
8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국가대표팀 월드컵 출정 경기' 대한민국과 아이티의 경기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중남미 국가인 아이티는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맞붙을 콜롬비아를 염두에 둔 상대다.벨 감독은 손화연, 최유리(이상 인천 현대제철)를 투톱으로 세우고, 이금민(브라이턴)-조소현(토트넘)-지소연(수원FC)으로 이어지는 '영국파' 중원진을 냈다.
 
좌우 윙백은 장슬기(인천 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맡았고, 김혜리-임선주(이상 인천 현대제철)-심서연(수원FC)이 스리백을 구성했다.
 
골문은 김정미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16분 아이티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터진 지소연의 PK 동점골과 장슬기의 결승골에 힘입어 역전승했다.
후반전에 돌입한 한국은 4분 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돌파를 시도한 조소현이 상대 수비의 태클에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가볍게 왼쪽으로 밀어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후반 36분 왼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중앙으로 밀어준 공을 장슬기가 오른발로 감아찬 볼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더 이상의 득점 없이 한국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아이티와 출정식 경기를 치른 여자대표팀은 오는 10일 호주로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 직후 벨호의 월드컵 출정식이 이어졌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25명(엔트리 23명+예비 2명) 여전사들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한 명씩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선수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포즈를 취한 뒤 걸어 나왔고 이금민은 덤블링을 넘으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벨 감독이 손을 흔들며 들어왔다. 예능 프로그램 '골때녀' 출연 연예인들과 포옹하며 승리 기쁨을 만끽했다.콜린 벨 감독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여러분 저는 진짜 한국을 사랑해요. 한국 사람도 사랑해요. 여자대표팀도 많이 사랑해요"라고 말해 관중의 함성을 이끌었다. 이어 영어로 "이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호주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답하겠다"고 말했다.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인 지소연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가 이변을 일으켰듯이 우리도 월드컵에서 대이변을 일을 킬 것을 모두가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 와주셔서 선수들이 행복하게 경기했다"며 "감사해요!"라고 목청껏 소리쳤다.주장 김혜리는 "선수들이 4년 동안 많은 땀을 흘리며 준비했다. 월드컵에서 낮은 자세로 두려움 없이 멋지게 도전하고 오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25일 콜롬비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이어 30일 모로코, 다음달 3일에는 독일과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