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희구(希求)하는 오복(五福)을 수(壽), 부(富), 귀(貴), 다남(多男), 고종명(考終命)이라 하였다. 이 중에서 네 번째로 일컬어져 오는 다남은 아들을 많이 낳는 것이고, 고종명(考終命)은 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한 죽음을 맞는 것을 뜻한다. ‘예부터 무자식(無子息)이 상팔자(上八字)’라는 전래의 구전(口傳)에 비중을 둔다면 다남은 웃지 않을 수 없는 말이긴 하지만 세월이 아무리 초고속으로 변하더라도 이 지구는 당대만 놀다가 쓰레기만 남겨 놓고 버리는 공터가 될 수 없다. 그로 인해 인간이 소멸되고 군수(群獸)들의 난잡한 댄싱 스테이지(dancing stage)가 되어서는 아니 되기에 저출산이 상팔자가 아니라 가정과 국가 사회에 미치는 걱정스러운 화두로 회자(膾炙) 되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접어들어 인구가 과도하게 증가하여 인구팽창 때문에 삶의 질이 문제시 되어 산아제한(産兒制限) 정책을 펴면서 출산억제를 장려하였다. 그 때는 제대로 양육할 재원이 부족한 형편에 대체로 논스톱(non stop)으로 출산을 하다 보니 한해에 60여만 명 증가하여 무심하게 태어난 자녀들이 가난한 기초 환경 때문에 어렵게 자라지 않을 수 없었다.   1960년대는 ‘적게 낳아 잘 기르자’. 1970년대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0년대는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1990년대는 ‘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궁 없는 우리 세대, 2000년대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2010년대는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이렇게 시대에 다라 출산에 관련된 인용문을 달리해 왔다.   그렇던 다산의 세태가 어느덧 수축사회에 진입하여 인구절벽으로 추락하고 있어서 이제는 다자녀 출산이 간절한 국가적 소망이 되고 있다. 석일(昔日)을 계고(稽古)해 보면, ‘산 입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 ‘모두가 자기 분복(分福)을 가지고 태어난다.’, ‘많은 자식 가운데 어느 한 명이라도 성공하면 형제자매를 도와주기 때문에 많이 낳는 것은 걱정할 것 없다.’는 등으로 출산장려에 관한 말을 쉽게 하면서 출산동기를 자연스럽게 부여하였다.   낳아 놓고 제대로 키우지 못할 바에야 낳지 않는 것이 좋을지 모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현들 가운데는 부모에게서 양육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가 많았음을 볼 때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는 귀속적(歸屬的)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의지가 더욱 중요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인간으로 태어나서 고난을 극복하면서 위대한 업적을 남겨 추앙받는 인물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의 흔적을 남기는 업적 가운데 무엇보다 출산이 으뜸이 아닐까 한다. 왜 출산을 하여 부모가 되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 견해가 다를 수 있다.   라빈에 따르면 부모가 되는 첫째 이유가 숙명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생명의 창조를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피임을 하는 것은 신에 대한 죄가 되기 때문에 부모가 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유는 가계전승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가계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성씨존속과 재산 상속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이유는 이타주의적인 것이다.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면서 애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비이기적인 바람과 욕구에 의해 부모가 된다는 것이다. 넷째 이유는 자기도취 때문에 부모가 된다는 것이다. 자녀를 갖는 것은 자신의 선(善)을 나타내주고, 아이를 갖기에 적당할 만큼 성숙했음을 구체적으로 나타내준다는 것이며 또한 부모가 됨으로써 정서적인 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이유는 도구적인 것이다. 자식이 부모를 대신하여 어떤 목적을 이루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부모가 되는 것은 되지 않는 것보다는 의미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결혼과 육아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시각, 독신 선호자 수의 증가, 늦은 결혼으로 인해 평생 낳을 수 있는 출산아 감소, 여권 신장과 더불어 여성 사회진출, 과대한 양육비 부담, 사교육비 증가 등이라 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OECD국가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만15세에서 49세 까지의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자녀수가 0.78명이라 하니 신이 통곡할 노릇이 아닌가.   중앙 집중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정책으로 지방도시 소멸화를 우선 막아야 하고, 젊은 세대들이 구직을 위해 출향하지 않고 세거지에서 자녀를 낳아 애지중지 양육하면서 오순도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쾌적한 정주(定住)여건을 마련하는데 전 행정력을 집중해야 팽창사회로 환원될 것으로 생각해 본다. 구질(九耋) 노인이 처량한 포곡(布穀)소리를 들으며 헛간을 지키는 현실이 되지 않도록 위정자들은 좌우파로 갈라져서 난타전을 벌리지 말고 화합하여 국가문화창달을 위한 출산장려에 올인(all in)하여 지방도시 활성화에 진력(盡力)해 주기를 바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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