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떨어지는 해변 파타야로 가자/ 언덕의 야자수 잎이 멀리서 손짓해 부른다/ ...중략... 유령처럼 서 있는 언덕 위의/ 숲을 이루는 열대림 그늘/ 남국의 달이 뜨고 별이 지는 시간에도/ 새들은 밤을 즐기고 아침을 맞는다/ 꿈을 꾸는 종려나무 한 그루//’  -정민호, '파타야 야자수 그늘' 중에서. 60여 년 끊임없이 경주를 포함한 대구경북지역 문학을 가꾸고 발전시켜 온 정민호 시인이 최근 문학기행 시집 ‘시를 찾아서(도서출판 뿌리)’를 출간했다. ‘시인은 여행을 많이 해야한다’는 정 시인은 이번 시집을 내면서 “여행 후 기행시를 남기곤 했다. 여행 당시의 시적 이미지가 새롭게 살아나고 여행시의 생생한 기분을 상기할 수 있는 문학기행시를 별도로 묶었다”고 했다.이번 시집에는 오사카성루에서, 긴자 거리, 하회마을에서 보았다, 보길도 새벽길, 파타야 야자수 그늘, 푸쉬킨의 계절, 그때 먼 추억 하나 등 시인이 국내외를 여행하면서 쓴 70편의 기행시들을 엮었다. 인도, 러시아, 일본, 중국, 하회마을, 보길도 등 국내외를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풍광 묘사와 함께 여행지에 얽힌 일화와 소회 등을 버무린 서정선 강한 시들을 묶은 것이다. 또 역사적인 현장에선, 명료한 역사인식과 궤를 나란히 하는 시들을 통해 서정성에만 치우치지 않는 메시지도 담았다.‘오늘은 러시아의 해군 기념일/ 하늘 높이 축포가 터지고/ 꽃구름이 먼하늘 언저리에/ 솜털처럼 흩어진다 아득한 숲.//’.  -‘모스크바 근교의 숲’ 중에서.문학기행을 다녀오며 아름다운 이미지로 형상화된 시편에선 평생 정직하게 시를 쓰고 싶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인의 눈을 통해 시인이 느끼는 심상을 지키며 시를 쓴 흔적이 역력하다. 정민호 시인은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착과를 졸업(현 중앙대 예술대학)하고 1966년 박목월·조지훈 선생의 추천으로 ‘사상계’로 등단해 시집으로는 ‘꿈의 경작’ 등 17권, 시조집, 산문집, 시선집 ‘깨어서 자는 잠’ 등 다수를 발표했다.경주시 문화상, 경상북도문화상,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경주문인협회장, 경주문예대학 명예원장, 예총경주지부장, 경북문인협회장, 동리목월문학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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