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금년은 추석을 전후하여 연휴가 6일간이다. 직장인에게는 반가운 연휴이다. 이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하여 국내 혹은 국외 여행을 가든지, 고향의 부모를 찾아뵙고 차사에 참예하는가 하면, 조상의 산소에 성묘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연휴를 보낼 것이다.
  이 중에서 부모 및 조상과 관련하여 연휴를 보내는 것은 그것이 국내이거나 국외라 할지라도 효행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해외여행 중 외국의 호텔에서 차사(茶祀) 봉행하는 경우를 혹자는 불편한 표현으로 불효의 행의(行儀)라 하지만, 그것은 생전에 자식 양육과 교육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던 부모와 조상을 해외여행을 시켜드리는 의미 있는 보본효행이라 하니 소담적(笑談的) 일의(一意)가 있다고 여겨져서 효(孝)를 다시 생각해 본다.
  사람다운 사람과 존경받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관리와 대인관계의 올바른 예절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예절행동 중에서도 효가 백행의 근원이라 하였다. 사람다워지려는 자기관리는 수기(修己)라 하고, 남과 어울려 함께 사는 대인관계를 치인(治人)이라 하였다. 수기하는 예절은 자기의 안에 있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작용하는 기능을 가지는데 그때의 본질은 공경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선현들은 신독(愼獨)과 안인(安人)을 함양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 자기를 관리하는 요령이고, 안인은 남을 편안하게 하려는 대인관계 요령이다. 효는 자기를 스스로 속임이 없는 무자기(毋自欺)의 양심으로 정성을 다해 신독과 안인을 실천하는 보본의 참마음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난 시대의 효자들은 마땅히 힘을 다하여 극진하게 부모를 모셨고, 친상을 다하여서는 부모의 분신으로서 부모의 고통을 대신하고 공감하기 위하여 산소 곁에 초려를 지어 기거하면서 삼년시묘를 했던 것이며, 부모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지 구하여 바쳤으며, 병환에는 백방으로 구약처방 하였고, 환부를 빨아 피부질환을 낫게 하였다. 생활이 곤궁하여 고기를 구할 수 없을 때는 허벅지 살을 베에 영양실조사를 극복할 수 있게 하였으며, 불 속에 휩싸여 사경에 이른 부모를 목숨 바쳐 구출하였다. 호랑이가 부모를 물고 가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호랑이를 격살하여 부모님을 구출하였던 것이다. 특히 부모가 바라던 과거에 급제하여 아버지의 맹목(盲目)을 눈뜨게 한 효행이며, 부모의 설원(雪冤)을 풀어주는 효행 등은 모두가 보본의 마음에서 나타난 자기관리였으며, 이는 또한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무엇을 우선으로 하여야 하는 가를 무언으로 가르친 교훈적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오늘날의 세태는 공경과 사랑이 잘못되어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아우가 형을 사살하고 아내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을 청부살인 하는가하면,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등 가공할 반인륜적 패륜 현상이 난장판이 되어 강상(綱常)은 망가지고 있으니, 타산지석으로 방관할 수 없게 되었다. 인생의 가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벗어나려는 감정과 기분을 다스리며 자기 마음과 대화하는 행동이 요청되고 있다. 효는 자기의 마음에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그 마음을 부모에게 헌신하는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맹자(孟子)는 자기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을 미루어 남의 어른도 공경하며,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의 자식도 사랑하게 되면 ‘천하가운어장(天下可運於掌)’이라 하여 천하의 모든 일을 쉽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남의 부모와 자식을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어야 원만한 인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효는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알면서 행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만 못하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알도록 배워야 하고, 지행일치라는 말과 같이 배워서 알게 된 것은 바르게 실천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 여름철 메뚜기는 파란 옷을 입고, 가을철 메뚜기는 노란 옷을 입는 것처럼 환경에 적응하여 자기를 보호하는 효행의 자기관리 능력을 가꾸어야 한다. 효행이 바르게 행동화되기 위해서는 효행사례에 주목하여 부자자효(父慈子孝)라는 말과 같이 자라는 세대들에게 부모를 잘 섬기는 효행을 자연스럽게 모델링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인간존엄성에 관한 교육, 착한 마음의 교육, 옳은 말의 교육, 보본행동의 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원초적 인간화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강상이 변했다고 한탄하면서 세태를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효행 사적을 듣고 보도록 하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부모자식간의 천륜의식을 복원하여 보본의 마음가짐으로 효도를 생활할 수 있는 인간형성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적 이해를 바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