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방중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간 회담 이후 16일 만에 다시 진행된 양국 최고위급 만남이다. 한미관계 강화, 한미일 협력 심화로 한중관계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시기에 한중 최고위급 소통이 속도를 내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고리로 우려스러운 밀착 행보를 가속하는 시점에 성사된 잇단 한중 간 최고위급 소통은 의미가 작지 않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북러 간 움직임은 더욱 심상치 않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다음달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푸틴 방북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보다 더 북한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다양한 대북 지렛대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달라는 한 총리의 요청에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중국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북러 간의 `위험한 거래`를 차단하고 북한의 폭주를 멈추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정부의 외교 노력이 배가돼야 한다. 시 주석은 이번에 한 총리에게 먼저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근 10년 만에 방한이 이뤄진다면 그 자체로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적지 않을 것이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한 총리의 방중에 대해 "한중관계가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기회"라는 평가를 했다. 올들어 한때 불편했던 양국관계의 회복과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거기에 머물 수는 없다.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중국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신냉전 기류가 강화하는 가운데 한미동맹을 안보와 경제의 한 축으로 단단히 하면서도 우리의 보폭을 넓힐 수 있는 한국 정부의 지혜로운 해법 고민이 더욱 절실하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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