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적에 보면 사대부(士大夫)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자랑스러운 신분을 나타내는 가치를 지닌 말이라 짐작된다. 이들이 하는 말들은 대체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교화(敎化)의 목적으로 자주 잉용(仍用)되고 있으므로 사대부의 언지(言志)는 더욱 중요성을 지닌다.   사대부는 사(士)와 대부(大夫)를 총칭하는 말이고, 언지(言志)는 ‘자기의 뜻을 말한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사(士)는 신분을 나타내는 사민(四民) 즉, 사(士)・농(農)・공(工)・상(商) 중에서 가장 위이며, 중국 주나라 때에 천자(天子) 또는 제후(諸侯)에게 벼슬하는 계급의 명칭이라고 한다. 그것은 대부(大夫)의 아래이고, 서인(庶人)의 위를 차지하는 신분으로, 상류사회 지식 계급의 사람, 뛰어난 인물, 영재를 뜻하며 도의를 행하고 학예를 닦는 사람, 남아, 무사 또는 무인을 뜻하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양반 계층의 선비를 이르는 말이다.   글자의 모습을 보면 사(士)는 일종의 큰 도끼(斧)를 나타낸 것으로 큰 도끼를 가질 만한 남자를 뜻하고 있으며, 권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 사(士)는 남자의 생식기를 상형하는 것으로 남자를 뜻하기도 한다.   대부(大夫)는 중국에서 벼슬아치를 세 등급으로 나눈 품계 중에서 경(卿)의 아래이고 사(士)의 위인 등급이며, 영국에서는 귀족의 작위를 받은 이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조선시대에는 대부가 정일품에서 종사품까지의 벼슬에 붙였던 등급이다. 정일품의 으뜸인 대광보국숭록대부와 정일품인 상보국숭록대부, 보국숭록대부는 문무관 종친 의빈에게 주던 벼슬이고, 아래로 정이품의 자헌대부, 종이품의 가선대부, 정삼품의 당상관인 통정대부와 당하관의 통훈대부, 정사품의 봉정대부・봉렬대부, 정사품의 조산대부 등 다양하게 서열 되어있다. 이들 사와 대부는 지난 시대에 국정에 참여하거나 학문에 전념하여 상당한 지식수준에 이른 상위의 인군(人群) 층이다.   인간사회의 인군 층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언제부터 형성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러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다. 오늘날은 사회의 구성원들을 그들이 소유한 재산, 수입, 직업, 교육 등의 지표에 의해 비슷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인정되는 한 그룹의 층을 사회계층(social class)으로 부르고 있다. 국가조직, 사회조직 등이 연속선상에서 제도화된 불평등의 서열화를 이룬 지휘체제로서 상류계층, 중류계층, 하류계층이 존재하고 있다. 상위계층에 속하는 구성원들은 대체로 국정에 참여거나 조직체에서 중책을 맡은 지도적 위치에 있으므로 일반시민들은 그들이 각기 주어진 바람직한 사회적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일찍이 공자(孔子)는 “도에 뜻을 둔 사(士)가 옷과 음식 따위에 신경을 쓴다면 함께 의논할 가치가 없다”라고 했다. 증자(曾子)에 의하면 사(士)는 맡은 바 업무가 막중하고 행하여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도량이 넓고 뜻이 굳건하여야 한다는 것이며, 인(仁)의 실현이 군자의 소임이라 했다. 그래서 사는 본바탕이 꾸밈이 없고 정직하여 정의를 좋아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가려듣고 안색을 살펴보아 상대방에게 겸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지사(志士)와 인한 사람(仁人)은 삶에 연연하여 인을 저버리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여 인을 온전히 이루는 사람, 자기 행동에 대해 의롭지 않은 것은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 말은 신용이 있어 꼭 지키고 행동은 과단성이 있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사람 등이 사(士)라는 성현의 말씀은 그 시대의 사에게만 적용되는 유통기한이 끝난 말이 아닌 것 같다.   요즈음 사대부 급에 속하는 일부 인사들이 막중한 은혜를 입고 존경받는 사회적 지위를 회득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더러는 온전히 인을 이루지 못한 것이 발견되어 법적인 문제가 되었을 때, 배신과 같은 처신을 하여 도덕적 불신으로 비쳐지는 사례가 없지 않았고, 정제되지 않은 말로 서로의 심금(心琴)에 내면적 불편을 주는 사례 등이 발견됨을 볼 때 자극적 장기기억에 앙금을 담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시민들은 노블레스(noblesse)들이 생활의 제 영역에서 롤(roll) 모델(model)이 될 수 있는 어블라이징(obliging)한 규범적인 태도를 가져주기를 바라고 자 한다.   시민적 기대를 저버리고 주제가 지닌 목적적 접근이 아닌 잘못 날아가는 유시(流矢)와 같은 여타(餘他)의 망발로 불행을 자초하는 언행 등은 고귀한 사회적 생명이 훼손 되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서 그런 표현양식은 오늘날의 존경받는 사대부가 삼가 해야 할 언지(言志)라 여겨진다.   잘 살아보자고 그간에 투입한 각고의 노력으로 경제수준은 세계5위권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윤리⦁도덕적 지수가 OECD국가 중에서 최하위라 하니 행복한 현세가 되기 위해서는 사대부만이 아니라 필부(匹夫)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외면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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