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기상 이변에 따른 작황 부진이 주원인이다. 더 큰 문제는 밥상 물가 상승이 수년째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 4.4%,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9% 올랐는데 지금 추세라면 올해도 5%대 상승이 유력하다. 3년 연속 5% 이상 상승은 2009∼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여겼는데 구름을 뚫고 또 오르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쪼그라졌다.   사과, 배 등 과일은 물론이고 우유, 계란, 육류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식재료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대파 가격은 작년보다 근 50%나 폭등했다. 외식 물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가격의 앞자리를 바꿔 붙인 식당 메뉴판이 그리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주요 식품의 물가를 품목별로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라면,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설탕, 우유 등 서민들이 많이 찾는 7개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가격을 전담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관련 업계를 압박해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체 물가도 재차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 7월 2.3%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같은달 대비)은 8월 3.4%로 반등하더니 9월과 10월에는 3.7%, 3.8%를 나타냈다. 물가 급등으로 생존의 필수 요소인 의식주가 모두 흔들리는 것은 중대한 사회 불안 요인이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지난달 의류·신발 물가 지수는 31년 5개월 만에 최고 폭인 8.1%(1년 전 대비) 올랐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까지 들썩이면서 민생은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다. 수십 년 전에나 통할 법한 미봉책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크게 보면 재정·통화 정책과 전략도 깊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물가를 하루속히 안정시키는 한편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당부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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