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2호 혁신안으로 친윤 핵심과 영남 중진을 향해 `불출마·험지출마`를 요구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당사자들이 호응하기는커녕 노골적으로 반발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혁신위 내부에서 조기 해체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갈등 확산 조짐도 엿보인다.   국민의힘이 혁신위를 띄운 취지는 당을 뜯어고쳐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민심의 이반을 똑똑히 확인한 집권여당으로서는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김기현 대표) 쇄신과 변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혁신위 활동과 당내 반응을 보면 혁신위와 당 주류 간에 서로에게 밀리지 않겠다며 힘겨루기만 이어가는 형국이다.    혁신위에 대해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지 않아야 한다"고 직격했던 김 대표는 15일에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또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종합 예술 차원에서 잘 지휘해 나갈 것"이라며 당의 주도권을 분명히 했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지난 11일 대규모 지지자 모임을 통해 세 과시를 하며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12일 지역의 한 교회 간증에선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라고 말했다. 결국 인요한 혁신위의 동력이 유지될 수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물론 혁신위가 제안한 권고안이 당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정답이 아닐 수 있고, 내년 총선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는 만큼 답변을 바로 내놓기 어려울 수 있다. "전권을 주겠다"고 한 혁신위의 제안을 무시하고 못 들은 척한다면 납득되기 어렵다. 민심을 다잡으려면 윤석열 정부를 이끄는 핵심 인사들부터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자기희생의 자세를 적극 보여야 할 것이다. 보다 과감한 쇄신을 촉구하는 초선 등 당 내부의 목소리도 나와야 당의 건강한 체질 변화가 가능하다. 혁신위 성공 여하에 총선 전망은 물론 국민의힘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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