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개최지는 우리 시간으로 29일 자정께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운명의 날을 앞둔 현재 판세는 선두 리야드에 부산이 바짝 따라붙은 박빙 구도라는 분석이 많다. 올 봄까지만 해도 사우디의 싱거운 승리가 점쳐졌지만, 한국의 맹렬한 추격으로 뒤집기가 가능한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선 1차 투표를 사우디에 이어 2위로 통과하고 결선에서 이탈리아 지지표와 부동표를 끌어안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국의 마지막 승부수는 총회 투표 전 진행하는 마지막 5차 프레젠테이션(PT)이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고속성장의 노하우 전수와 우리 대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지원 등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후발주자인 한국이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의 물량 공세 속에서도 막판 역전의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승패를 떠나 의미 있는 성과이다. 부산 시민들의 열정을 바탕으로 정·관·재계가 똘똘 뭉쳐 총력전을 펼친 결과라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전담하는 미래전략기획관직을 신설하고 오대양 육대주를 훑는 저인망식 외교전을 구사해왔다. 윤 대통령이 직접 교섭 활동을 벌인 국가만 96개국에 462명에 이른다. 엑스포 유치위 출범 이후 지난 16개월여의 유치 레이스 동안 13개 대기업 CEO와 정부 관계자 등 민관이 기록한 이동 거리는 지구를 495바퀴 도는 거리인 약 2천만㎞라고 한다. 지금도 파리에선 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물밑 득표전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본 나고야를 제치고 8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기적을 연출한 바 있다. 한국이 이번에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를 모두 개최한 7번째 나라가 된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또 한 번 국운 상승의 계기가 되어 G7 진입의 희망을 부풀릴 것이다. 국민 모두 그와 똑같은 심정일 것이다. 이제 투표만 남았다. 기업과 정부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마지막 남은 투혼도 불살라 `파리의 기적`을 만들어내길 간절히 기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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