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의 일월산 자락에 위치한 일월면은 영양군의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다. 봉화군과 인접한 일월면은 경북내륙에서 해와 달이 가장 먼저 솟아오른다고 한다. 일월면 행정복지센터에는 ‘해가 뜨면 꽃길, 달이 뜨면 꿈길’이라는 아름다운 캐치프레이즈가 걸려 있다. 자연의 신비가 비교적 원형 그대로 간직돼 있는 일월면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낸 말이다. 일월산은 1219m에 이르는 일월산은 영양군의 진산이다. 영양군민들은 이 산을 신령하게 여겨서 가뭄이 들면 이 산을 향해 기우제를 올렸다고 한다. 일월면민들이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마을은 주곡리다. 부용봉 자락에 위치한 이 마을은 우리에게 주실마을, 시인 조지훈 선생의 고향마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마을은 고려시대 주곡부곡의 소재지였고 조선 중기 기묘사화를 피해 마을에 들어온 한양 조씨가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아 양반마을을 이뤘다. 당시 입향한 호은 조전이 조지훈 선생의 15대조다.주곡리는 76가구 128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들의 대부분은 20~30년 전까지 공직이나 교직에 근무했었다. 그들은 지금은 퇴직해서 소규모 농사를 지으며 고향을 지키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소규모 텃밭농사에 지나지 않아 소출이 많지 않고 자급자족하는 수준이다. 주민의 평균연령은 75세 정도로 자녀들이 생활비를 보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주곡리는 양반마을답게 1950년대부터 50명이 넘는 박사를 배출했다. 한양 조씨 집안이거나 이 집안과 결혼한 사람들이 100%를 차지하는 박사들은 의사, 교수,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양군은 이들 박사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있으며 주실마을을 박사마을로 지정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주곡리는 무엇보다 조지훈 선생과 그의 조상들이 남겨둔 흔적이 가득 담겨 있는 곳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입향조 호은 조전의 고택인 호은종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입향조인 호은 조전이 마을 뒷산에 올라가 매를 날려 그 매가 내려앉은 자리에 집터를 잡았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호은종택은 이 마을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며 마을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이다. 마을에 처음 정착한 호은 조전이 마을 뒷산에 올라가 매를 날렸고 그 매가 날아가다가 앉은 자리에 집터를 잡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가옥은 경상도 북부지역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인 ㅁ자형 구조로 돼 있고 경상북도 기념물 제 78호다. 조지훈 선생은 이 집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호은종택은 조지훈 생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호은종택 바로 뒤에 있는 방우산장은 조지훈 선생의 부친이 종가인 호은종택에서 살다가 분가해서 살았던 곳이다. 조지훈 선생은 이 집에서 상경하기 전까지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방우산장은 조지훈 선생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지만 여러 가지 곡경이 담긴 곳이다. 이 집은 6.25때 북한군에 의해 불타 빈터만 남아 있었다. 조지훈 선생이 사망한 후 그의 부인은 그 땅을 일가에게 팔았다. 그 후 자손들이 후회하고 되사들이려 했지만 땅의 새 주인이 너무 높은 가격을 요구해 애만 태우고 있었다. 그때 영양군이 이 시정을 알게 됐고 2008년에 미래 유산 차원으로 조지훈 선생의 흔적이 남은 가옥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들였다. 그리고 2010년 지금의 형태로 복원됐다. 이 집의 대문에 붙은 현판은 조지훈 선생의 장남인 조광열이 썼다. 주곡리에는 조지훈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시설물들이 널려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이 지훈문학관이다. 문학관에는 조지훈 선생의 삶과 문학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선생의 소년시절 자료들, 광복과 청록집 관련 자료들, 격정의 현대사 속에 남긴 여운, 지훈의 가족 이야기, 부인 김난희 여사가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린 작품, 지사로서의 선생의 삶, 선생의 시와 산문, 학문 연구의 핵심 내용, 선생의 선비로서의 삶의 모습 등을 자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지훈문학관의 현판은 부인 김난희 여사가 직접 썼다. 지훈문학관에서 주실마을 뒷산 쪽으로 가면 지훈시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에는 조지훈 선생의 대표 시를 새긴 시비가 있고 시에 나오는 내용에 따라 만든 조형물과 정자가 있어 선생의 시적 향기를 느끼며 힐링을 하기에 좋은 장소다.주실마을의 최고령자인 조휘영(92) 어르신은 6.25 참전용사다. 그는 “주실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며 살았고 양반마을에서 살아가면서 무한한 행복을 느꼈다”며 “특히 지훈 선생과 함께 이 마을에서 자랐다는 것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동호(66) 주곡1리 이장은 “한양 조씨의 집성촌이기도 한 주실마을은 한국 현대문학사의 큰 산인 조지훈 선생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문화적 가치가 어느 곳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인위적인 변형을 하지 않은 채 전통을 지켜온 주실마을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외국의 경우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호의 고향집이나 흔적을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 관광자원으로 크게 가꾸는데 주실마을의 지훈 선생 흔적은 관심이 덜한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우리나라 현대사의 중요한 문학인이며 지성인인 지훈 선생의 유적에 대한 적극적이고 대대적인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삼화 일월면장은 “대한민국 대표 문화마을인 주곡리를 더욱 잘 보존하고 널리 알려 영양군의 문화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데 적극 나서겠다”며 “박사마을 지정, 여러 문화재급 건축물의 관리 등에 대해 더욱 세밀한 관심을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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