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일본 동경대학 의학부장이며, 신경병리학자였던 시라키 히로츠쿠 박사의 글을 발췌해 번역했다. 1980년 후반에, 바다표범을 비롯해 돌고래, 쥐돌고래 등이 수십 마리라는 단위로 죽었고, 그것은 각국의 해역이나 바이칼호에도 미치고 있었다. 그 사인은 당초는 개 디스템퍼바이러스나 박테리아균 감염인 것으로 생각됐지만 그곳에 독성이 강한 PCB(polychlorinated biphenyl (폴리 염화 비 페닐) 등이 검출됐다. 여하튼, 일본 주변 해역은 미국의 5대호와 나란히, 어류에서 PCB의 농도가 10ppm이상이 검출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 최고치인데, 일본인들은 미국에 5배 가까운 어류를 상식(常食)하고 있다. 이런 환경호르몬을 생각하면, 내일 인류의 운명은 비관적이다. 단지 신경병리학을 전공해 온 나로서는, 비록 생물의 세계가 인간에 대해 강한 경고 신호를 계속 발신하고 있다고 해도, 사실 인간 쪽에서면, 그 진실의 해명은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은, 주변국의 불만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흘린 것을 자신이 떠안고 말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업자득이라는 말로 대체되지만 언젠가는 올지도 모른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우리가 환경호르몬 등을 아무리 강조해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정치인은 물론 대다수 국민도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즉 일본이 그것을 피해갈 기술적 문명이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독창성이나 개성의 확립, 진정한 자유주의 등이 당분간 얻어질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이 책의 부제로 ‘어느 신경학자의 유언’이라는 문구를 선택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 일본의 의료의 실태, 또 내외의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이대로 추이하는 한, 일본의 유일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두뇌가, 일본인의 문명은 물론, 문화 그 자체도 사라져 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21세기 후반부터 그 조짐이 보일 수도 있고, 또 몇 세기 앞의 일일 수도 있다.    나는 30여 년 전부터 국회의 제(諸) 위원회를 통해서 거듭거듭 이것을 정치인들에게 경고해 왔다. 또, 시나노 키자키 하기 대학에서의 강의나 학계 심포지엄 등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   내가 왜 이런 말을 할까? 환경호르몬과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태아는 외배엽(外胚葉), 중배엽(中胚葉), 내배엽(內胚葉) 등 3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경계는, 외배엽에서 피부와 함께 분화하기 때문에, 피부에 생기는 암과 같은 종류의 것이 뇌에도 발생한다. 또 피부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발진(發疹)은, 뇌에도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의학에서는 이전부터 상식으로 되어있다. 여기에는 ‘신경피부증후군’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을 정도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토피성 피부염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우선 소아, 이어서 어른에게도 격증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원인은 반드시 명료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른바 자가면역질환이 아닐까 하고 말하고 있지만, 그 상세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 환경호르몬의 이변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부터 30년 정도 전부터, 이대로 추이해 가면, 우리는 지능저하나 뇌성마비와 같은 난치병 예비 질환의 대군을 만들어 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의 위원회에서 몇 번이나 말해 왔지만, 소의 귀에 경읽기에 그치고 말았다. 게다가 유기 염소 화합물의 뒤에 덧붙인 ‘환경호르몬의 이변’은 구미에서는 진지하게 임하고, 그 대책도 강구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언론에서 다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정부나 담당 행정은 거의 적절한 대책을 강구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 ‘노인노망’ 항에서 말했듯이, 태아 단계에서 이변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이에 대한 역학적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지난 16년간 제3 미나마타병(유기수은)의 연속 선상에 있는 유기염소 화합물, 메틸수은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인 대책은 물론, 본격적인 연구・조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추이 하면 일본은 유일한 천연자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두뇌의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그 시기는 이외로 빠를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끝난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떨까? 문득 가습기 살균제 사건 떠 오른다. 필자의 생각은, 우리나라에는 의사는 있어도 ‘의학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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