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전환기의 중심에 있던 1980년대, 대구 미술계가 펼친 다양한 활동을 돌아보는 시각을 조명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대구미술관이 대구포럼 네 번째 전시로 '대구미술 1980-1989: 형상의 소환'전을 오는 6월 22일까지 대구미술관 2, 3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사회적 전환기의 중심에 있던 1980년대를 주목해 당시 대구 미술계가 펼친 다양한 활동을 당시 지역에서 제작되고 발표된 작품들과 함께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 주제로 1980년대 미술이 선정된 것은 역사성과 지역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최근 분위기에서 비롯돼 보인다. 우선 1980년대는 국내적으로 유신정권 종식 후 신군부가 등장했으나 시민들의 저항이 이어지는 등 정치사회 전반의 대격변기였을 뿐만 아니라 미술계 역시 기존 패러다임에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난 시대였던 한편, 경제적 성장과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공동체 내부에 복합적인 명암을 드리웠던 시기다.예술가들은 각자 당시의 역경에 맞서며 작품에 투영시키고 시대정신의 상징물들을 형상화했다. 형식주의와 개념미술이 주도하던 화단에 형상을 통한 상징과 표현으로 영감과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번 전시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이 시기가 한국 현대미술사의 전개 과정에서 포스트모던 국면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양식적 전환기에 해당하는 시기였고 이는 대구미술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과도기인 동시에 변혁기이었음은 1980년대 지역에서 제작·발표됐던 작품들을 통해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고 대구 미술계 역시 회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흐름을 형성했던 것이다. 김영동 평론가는 “무엇보다 1980년대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비판과 은유적 방식으로 삶과 예술의 상호 교류와 소통 기능의 강화를 향한 조형 의식들이 대두된 것이었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는 모두 20명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데 특히 회화 작품들 가운데 새로운 구상이나 형상성의 추구가 전체 그림에 나타나고 있다. 전시에서는 회화, 판화, 영상 등 70여 점의 작품과 함께 관련 아카이브와 1980년대 주요 역사 및 대구 미술계 연표를 소개한다. 전시는 ‘실험과 행위’, ‘비판과 은유’, ‘표현과 상징’의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실험과 행위에서는 1970년대 집단운동의 열기가 가라앉은 이후 1980년대에 실험미술의 정신과 태도가 성숙하고 개성적인 양식으로 발전해 나간 과정 속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강소와 박현기의 작업에서 시각과 지평의 확장을, 최욱경과 권영식의 작업과 황현욱의 전시 기획에서는 지역 미술계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이어 ‘비판과 은유’에서는 1980년대 초반 민중미술과 신구상미술 등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은유적 형상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조명한다. 노원희, 박용진, 송광익, 양호규, 정하수 작가가 참여한 이 섹션은 현실 비판을 상징적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의식을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표현과 상징’에서는 1980년대 대구미술의 창작 태도와 조형 방법에서의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김광배, 김창영, 노태웅, 박일용, 변종곤, 이국봉, 정병국, 정일, 홍창룡은 기성세대와 달리 시각적인 사실성을 추구하면서도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 뚜렷하게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표현 기법과 상징 방식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눈앞 삶의 현장에서 인간과 실존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김영동 평론가는 “1980년대를 대변하는 작품들을 통해 당시 대구미술의 저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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