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연이어 발생한 산불로 밤사이 35개 마을의 693가구 주민 1221명이 마을회관,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오전 11시 24분께 안평면 괴산리에서 처음 화재가 난 데 이어 오후 1시 57분께 금성면 청로리, 오후 2시 36분께 안계면에서도 불이 났다.금성면에서 발생한 화재는 금방 진압됐으나, 안계면과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를 보고 있는 이재민들의 마음도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산불이 의성읍 방향으로 옮겨가면서 주민들은 의성 실내체육관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의성종합체육관에는 재난 구호용 텐트가 설치됐다.요양병원 환자 일부는 안동도립병원으로 이송됐다.이들은 산불로 발생할 피해를 걱정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안평면의 경우, 의성군의 특산물인 마늘밭을 불길이 덮치면서 마늘이 모두 말라버렸다.의성군 옥산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어르신은 "화재 소식을 듣고 급히 대피했다가 밭이 걱정돼서 한 숨도 못 잤다"면서 "자기 전에 불길이 잡혔다는 얘기를 들어 안심했는데, 다음날 불이 다시 번져 있었다"고 토로했다.산불이 의성읍과 안평면으로 번지면서, 주택이 불에 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던 주민들도 있었다.의성군 관계자는 "산불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민가까지 번졌다"며 "발화지와 마을 사이에 거리가 꽤 있어 이 정도로 빠르게 확산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재민을 향한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급식 400인분을, 재해구호협회는 응급구호세트 500개를 지원한다.이외에도 의성군자원봉사센터 등 각 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자원해서 이재민을 돕기 위해 나섰다.의성군 또한 공무원을 총 동원해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이재민 파악에 노력하고 있다.손창원 의성군 통합돌봄과장은 "초유의 산불 사태로 아픔을 겪은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불편함 없이 지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