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신념이고, 생명이다. 태교적 무종교 시대에도 샤마니즘이라 해서 민족마다 부족마다 그들 고유의 토속신을 숭상해 왔고 오늘날 아직도 그것을 믿고, 신봉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종교는 지금까지 생활 그 자체이다. 개업이나, 자동차를 새로 구입해서 반드시 고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나름의 풍습화된 신앙인 종교가 그들과 다르다해서 비평하기나 미신으로 여기지는 못할 것 같다. 서로의 믿음이 다르기에 그냥 그렇게만 여기면 된다. 내가 믿는 종교만 구원을 받고 극락왕생하고, 영생을 얻는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만큼 우리나라에만 신앙의 유형이 150개나 된다고 하니 생각해 볼 문제이다. 경주를 중심으로 한 영남권은 불교의 성지가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신자수가 가장 많은 곳이라 한다. 곳곳에 불교 유적지와 장엄한 사찰들이 우리 문화유산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얼마 전 친구로부터 천태종에 대한 유래를 듣고 종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 필자는 끈기있게 그 내력에 심취하게 되었다. 종교학을 공부하면서 비교종교라 하여 다른 종교에 관한 것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조계종·태고종과 함께 천태종은 한국 불교의 3대 종단에 속한다는 말부터 처음 듣는 소리다. 애국불교·생활불교·대중불교를 표방하며 국민들의 생활신앙을 지향하는 종교라 한다. 다른 종파와 다른 점은 천태종은 ‘생활 속의 수행’을 목적으로 사찰이 주로 도심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천태종은 중국 수나라 지의 스님을 개조(開祖)로 한 종파로 선(禪)과 교(敎)를 봉합한 것으로 조선시대 숭유 억불정책으로 맥이 끊겼다가 1960년대 구인사를 짓고 근본경전은 ‘법화경’이며 조계종은 ‘금강경’으로 가시 재건된 종교이다. 종교는 ‘초월적인 절대자를 믿고 숭배하는 일의 총체적인 체계’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불교가 우리의 생활에 깊은 뿌리를 박고 있지만 국교가 없는 보기드문 나라이다. 세상이 각박하고 살아가는 일이 험난할수록 우리에겐 종교가 필요하고 신앙이 필요하다. 도무지 사람을 믿을 수 없으니 자연적 종교에 의지하게 되고 보다 잘 살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신앙을 가지는 사람의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한다. ‘남의 것을 훔치지 마라’는 것과 기독교의 ‘도적질 하지 마라’는 것도 같은 교리이고 베푸는 삶을 살 것을 선도하는 것도 다 같은 가르침이다. 하루에 열 가지 선을 베풀고 실천하는 정신은 정말 본받을 만한 것이고, 자신의 일상을 체크하며 자기 탓의 마음가짐을 신앙의 생명으로 여기면서 먼저 마음이 정화됨을 강조한다. 종교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신앙이다. 생활신앙이 무엇보다 실천되어야 한다. 손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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