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교육계에 40년간 공직에 있었다.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 까지 그들과 많은 시간을 가졌고 대화도 참 많이 했다. 가난이 무엇이며, 고생도 모르는 그들에게 사회와 국가의 정체에 대해서 얘기한들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다. 전쟁이 왜 일어났으며 국가의 이면과 국가관도 관심도 없고, 자기들 마음대로 생각한다. 어른들의 교훈에도 관심이 없고 그저 현실에 대한 만족만 생각하지 지금까지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 대해서 무관한 생각만 가지고 있다. 늦게나마 우리의 역사(국사)를 가르쳐 더 이상 삐뚤기 전에 바로 정립(正立)시켜야 하는 것이 어른들 책임이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계산하면 100년은 제3세계에 해당하는 셈이다. 국적을 이스라엘 민족으로 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공부보다 국가가 먼저라는 애국심으로 한 때 귀국하는 일까지 벌어져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금년은 공교롭게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햇수로 100년이 되는 해이다. 다시 말하면 한·일 강제병합이 조인된 치욕적인 날이라 해서 국치일(國恥日)이라 한다. 그 당시 순종으로부터 한일병합조약 위임장을 받아낸 총리대신 이완용이 날조된 조약이 공포된 날이 바로 1910년 8월29일 이었다. 500년 조선왕조는 막을 내리고 이 땅은 식민지로 전락했다. 우리는 어찌하여 나라를 빼앗겼는지에 대한 성찰과 반상의 자세로 국치일을 알아야 한다. 해방의 기쁨도, 6·25 한국전쟁의 아픔도 경험하지 못하고 4·19, 5·16 같은 내전란의 혼란도 제3세대인들은 전혀 모른다. 물론 학교에서 배우기는 했어도 쓰라린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사람들이라 어찌 잘 알겠는가? 가장 뼈아픈 설움, 그리고 추위와 기아, 폐허와 굶주림 속에 우리는 다시 일어서서 선진국 대열에 끼기 위해서 전 국민이 경제적 혼란과 실직의 체험을 감수하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자녀의 교육만큼은 부모의 의무임을 책임지고 부모는 지금 과거를 잊고 산다. 그들의 조상들이 어떻게 살면서 지켜 온 조국인데 지금 세대들은 어떠한 국가관을 갖고 있는가? 뉴스 보도에 의할 것 같으면 친북세력이 활개치고 반미주의에 물든 젊은이들은 천안함 사고은 현 정부가 만든 조작이며 미군은 이땅에서 철수하라고 외치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조차 애매한 우리의 제 3세대에 대한 국가관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첫째는 가정의 부모요, 둘째는 학교교육이며, 셋째는 사회이며 넷째는 매스컴이라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있다. 책임은 정부도 아니요, 국가도 아닌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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