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모씨(33)는 4년간 교제 중인 여자 친구와 올해 10월로 잡았던 결혼 날짜를 최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작년 심각해진 경기 불황으로 인해 결혼을 올해로 미뤘지만 경기가 나아지기는커녕 더 어려워져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결혼을 미루게 된 직접적인 이유에 대해 "계속되는 인원 감축 소식과 감봉에 결혼을 준비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밝혔다. 주부 박모씨(50·여)는 올해 대학 졸업을 앞둔 딸의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 그는 "고용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딸 아이를 무직자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 보다는 한살이라도 어릴때 좋은 혼처에 시집을 보내는 것이 딸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결혼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조혼을 하거나 혹은 만혼이나 독신을 선택하는 남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고학력과 여성의 사회적 진출 확대 등 당사자들의 자의적인 선택이 아닌 장기화 한 경기 침체로 인한 타의적인 선택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미혼남녀303명 (남 131명, 여 172명)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43%, 여성의 37%가 경기 침체가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결혼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서는 남성의 84% 가 '집 장만을 하지 못해', '불안정한 직장 때문', '펀드, 증시 하락 때문'이라고 답했다. 여성 또한 79%가 '펀드, 증시 하락 때문', '불황에 가계에 부담을 주기 싫어서', '불안정한 직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취업 난 속에 결혼으로 눈을 돌려 '취집'하려는 대졸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결혼정보회사에는 대학생 및 대학원생 여성 회원 가입자 수가 부쩍 늘어아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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