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총 가계 빚은 688조2,000억원, 가계당 부채는 4,127만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08년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전년(630조6,000억원) 대비 9.1% 늘어난 688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가폭도 57조5677억원으로 전년(48조7,157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가계당 부채는 4,127만원 정도로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한은 이영복 금융통계팀장은 "경제 규모가 발전하면서 부채 규모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연체율 등 부담 능력이 관건인데 아직 외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나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중도금·잔금 용도의 주택대출이 꾸준히 증가, 전년(44조9,659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52조9,300억원이 늘어났다.
예금은행의 대출은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대책 등에 힘입어 주택대출이 꾸준한 증가를 보인 가운데 24조8,923억원이 증가했으며 비은행금융기관 대출도 농협·수협 등 신용협동기구를 중심으로 16조9,734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여신전문기관 대출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카드회원 자격요건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6333억원 증가에 그쳐 전년(5조4,414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국민주택기금 및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은 서민주택 및 전세자금 지원 등을 배경으로 4조6,386억원 늘어나 전년(3조7,401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예금은행이 취급한 가계대출의 용도별로 보면 주택용도 비중이 44.7%로 전년(41.4%)에 비해 상승했으며 소비 등 기타용도 비중은 55.3%로 전년(58.6%)에 비해 하락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대한 가계 대출 잔액은 278조7,863억원으로 20조8,308억원이 늘어나 전년(11조5,752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반면 비수도권의 잔액은 109조7,868억원으로 4조614억원이 많아져 전년(5조8,834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지난해 판매신용은 신용카드회사의 소액 결재 및 무이자 할부 서비스 제공 증가 등을 배경으로 전년(3조7,492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 4조6,377억원이 늘어났다.
여신전문기관의 판매신용은 4조8,250억원이 늘어 전년(3조8,200억원)보다 증가세가 확대됐으며 백화점 등 판매회사의 판매신용은 전년(-708억원)보다 감소폭이 확대돼 -1,87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팀장은 "전년보다 지난해가 경기가 확실히 안 좋았고 개인의 소득 성장도 둔화됐다"며 "이를 감안할 때 분명 지난해 연간 가계 채무부담 능력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