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를 양산하는 기아차 광주2공장이 생산을 올 스톱했다.
회사측은 레일부식에 따른 공사휴무라는 입장이지만 내수와 수출 동반 침체에 따른 가동중단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일 기아차 광주공장에 따르면 노사는 최근 실무협의를 갖고, 2공장 생산라인 가동을 3-19일(17일간) 중단하는데 이어 내달 2-17일(16일간) 2차 장기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직원들이 정상 출근하되 라인은 가동하지 않는 이른바 '비(非)가동' 상태였던 것을 감안하면 가동중단 기간은 40일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2004년 8월 양산을 시작한 스포티지 광주공장 생산라인이 장기간 가동을 멈춰선 것은 사실상 5년새 이번이 처음인데다 제2공장을 주축으로 한 광주공장이 지역내 총생산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지역경제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회사측은 이번 생산 중단을 라인 노후화로 레일부식이 심각해 도장공사를 위한 통상적 휴무라는 입장이다.
공장 관계자는 "예전에도 설비점검을 위해 한달가까이 휴무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며 "두차례 휴무 후에는 주간조 8시간, 야간조 8시간 근무형태인 '8-8 주야근무'로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이와함께 지난해말 공장이 폐쇄되면서 휴무상태인 엔진공장 근로자들의 휴무를 6월말까지 연장한 뒤 7월부터 전원 PU공장(봉고트럭 생산하는 3공장)으로 전환 배치키로 했다.
광주공장이 장기간 정상가동에 차질을 빚게 됨에 따라 200여개 협력업체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경영 압박이 우려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이번 조치는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물량이 한계에 이른 데다 경기침체로 수요마저 크게 줄어 인위적인 감산이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유값 인상 등으로 SUV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현재 국내.외에 쌓인 스포티지 재고물량은 무려 5개월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잇다.
이에 공장측은 1월말부터 야간조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부터 주간조업마저 멈췄으나, 사정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장기 가동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광주공장 관계자는 "3, 4월 두차례 가동중단을 통해 하루평균 600여대, 총 1만8,000여대의 감산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그러나 "경제상황이 언제 나아질 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3차, 4차 조업중단으로 이어질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적생산량 60만대를 자랑하는 스포티지는 연간 15만대의 왕성한 생산량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지난해 11만여대, 올 1월에는 고작 3,10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