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가 러시아 군 지원을 위해 핵 무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고 파병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합류한다. 이르면 28일(현지시간) 중 벨라루스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행정부 관리자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28일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이 관계자는 "민스크(벨라루스의 수도)가 이제 크렘린궁(러시아)의 연장선상임이 매우 분명해졌다"며 "벨라루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옛소련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1991년 소련 해체 후 1994년 자국에 남아 있던 핵무기를 돌려준 뒤 헌법에 핵 무기 반입 금지 조항을 넣었다. 벨라루스는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다. 하지만 이날 벨라루스는 비핵국가 지위도 포기한다는 결정도 내놨다.벨라루스 정부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헌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실시된 투표에서 투표율 78.63%, 찬성 65.16%로 개헌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헌으로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핵무기를 공식적으로 반입할 수 있으며 러시아군이 영구 주둔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이번 개헌으로 다시 핵 무기 배치를 허용,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위는 한층 높아지게 됐다. 벨라루스 영토를 이용해 러시아가 유럽의 코 앞까지 핵 무기를 전진 배치할 수 있게 돼 서방과의 안보 지형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 무기 반입을 요구할 수 있다고 공연히 밝혔다.그는 전날 국민 투표소에서도 "서방이 폴란드나 리투아니아, 우리(벨라루스)의 국경으로 핵 무기를 옮긴다면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아무 조건 없이 핵 무기 반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우크라이나 북쪽 국경과 접하고 있는 벨라루스는 러시아 우방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조력하고 있다. 벨라루스 군대의 우크라 침공은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연합 군사 훈련 실시하고 러시아 군이 자국에서 우크라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 당초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합동 훈련을 명분으로 접경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켜 이 병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특히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러시아 세력으로 벨라루스를 30년 가까이 다스리며 자유 언론과 야권을 탄압하고 있다. 자국 내 약 80%의 산업을 국가 통제하에 두는 등 권위주의적 통치를 지속하고 있다.이번 개헌안에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집권 연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직 지도자들이 임기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해 면책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퇴임 후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루카셴코 대통령이 2025년 대선에 또 다시 도전할 경우 임기는 2035년까지 10년 더 연장돼 사실상 종신 집권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2020년 개헌을 통해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도록 한 푸틴 대통령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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