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여당 수습에 적임자가 누굴까? 비대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장재윤 의원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가 여당의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지도 주목 된다.  당내에서는 현재 5선인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정우택·주호영 의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원내대표를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어 `안정성` 면에서는 검증된 인사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정 부의장이 장재원 의원과 함께 지난달 29일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2010년 이후 위기 상황 속에서 총 8번의 비대위를 출범시키면서 비대위 정당으로 낙인찍혔다. 비대위원장의 막강한 리더 십과 권한을 통해 당 개혁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지만 리더십 부족으로 쓸쓸하게 퇴장한 경우도 허다했다.  가장 가까운 비대위는 2020년 5월 구성된 `김종인 체제`다.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하자, 외부 영입 선거대책위원장이던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같은 해 6월부터 약 1년간 당의 비상상황을 수습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변경하고 쇄신책에 나셨다. 이듬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당이 승리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위기에 몰렸을 당시에는 노무현 정부 인사인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당시 당 대표를 대신해 7개월 동안 당을 이끌었다. 그의 재임 기간 10% 대였던 당 지지율이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30%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거슬러 올라가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2016년에는 비대위가 두 차례나 출범했지만 모두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김무성 당시 당 대표가 4·13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동국대 총장를 역임한 김희옥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그는 `혁신 비대위원장`으로 기대가 컸지만 친 박과 비박 간 당내 갈등 속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같은 해 12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새누리당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인명진 목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웠다. 그는 당 쇄신을 내세우며 친박 인사였던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에게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친박계의 반발, 김무성·유승민 등 비박계 탈당 행렬 혼란을 겪고 석 달 만에 사퇴했다. 그를 따르는 계파가 없는 상황에서 개혁책이 반발에 부딪힌 것이 훗날 실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큰 만큼, 당내 사정에 밝은 내부 중진급 인사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이 원상회복은 비대위원장의 탁월한 리더 십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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