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이 국감에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민들은 설마 했는데 사실 규명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 일로에 있다. 중저준위 핵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인 경주방폐장 배수설비 부실공사를 쉬쉬해온 게 아닌지 방폐장 신뢰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방폐장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배수계통 용접 부위 568곳에 대한 안전진단 검사를 비파괴 검사가 아닌 육안검사로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이장섭 국회의원은 원전시설인 만큼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문제점을 발견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지만 한국 원자력환경공단은 육감에 의존해 안전검사를 실시했고 공단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458곳에 대해서도 신뢰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또 "최초 시공사 측은 배관속 염소성분 등의 문제로 누수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했다"며 "이 말대로라면 배관 내부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논란은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국회의원(청주시 서원구)이 11일 "한국 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저준위 핵폐기물 영구 처분 시설인 경주 방폐장 배수설비에서 부실시공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하면서 불거졌다. 경주 방폐장은 지하 80~130m의 암반 동굴 내 10만 드럼 폐기물을 영구 저장하는 시설로 지난 2015년부터 운영됐다. 방폐장은 매일 1500여톤의 지하수를 210m 높이의 수직구를 통해 배수하고 있으며 비상시를 대비해 1차 예비설비인 엔진펌프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수직구는 건설 당시 내진설계가 6.0밖에 되지 않아, 내진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원자력환경공단은 1.8km 길이의 2차 예비용 배수계통 설비인 배수 다중화 설비를 추가했다. 2차 예비용 배수계통 설비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2021년 7월까지 14개월 간 20억을 들여 공사를 진행했는데, 공사를 마무리하고 설비 점검을 실시하던 도중 누수가 발생한 상황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전체 567곳의 용접 부위 중 109곳의 결함이 발견됐으며, 109곳의 결함 부위 중 53곳에서 누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경주 방폐장은 핵폐기물을 영구 처분하는 곳으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국민의 안전에 큰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며 "부실공사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묻고 정밀안전진사 방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 원자력환경공단은 "우선 현재까지 중저준위 방폐장 동군처분시설 운영과정에서 1·2차 예비설비를 가동한 적은 없다"며 "또 문제가 발생한 부분은 이미 지난 8월 하자보수를 마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운영 중인 방폐장 배수설비는 방폐물이 처분되는 사일로 외부에서 발생하는 자연 지하수를 배수하기 위한 설비"라며 "2차 예비설비인 배수 다중화 설비 배수 배관의 문제로 사일로 내부에 있는 방폐물 드럼이 지하수에 접촉하거나 부식될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방폐장은 시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유치한 애물단지다. 방사성 누설이 우려되는 원전시설인 만큼 안전점검에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야 한다. 방폐장은 가뜩이나 신뢰성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문제점이 밝혀진 이상 그냥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