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2월 1∼4일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한다고 외교부가 31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다음 달 3일 워싱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 장관이 갖는 첫 번째 회담"이라며 "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 방안과 긴밀한 대북 정책 공조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의 이번 방미는 이르면 상반기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성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미 외교수장의 이번 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의 향후 방미에서 양국이 내놓을 동맹 발전 성과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고조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한미의 공조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핵문제는 공조 우선순위에 있다"고 전했다. 동맹의 활동 반경을 확장하기 위한 논의도 예상된다. 외교부는 올해 연두 업무보고에서 "안보·경제·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함께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독자적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면서 한미가 전략적 연계를 강화할 기초가 마련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장관의 방미에 "우리 정부 인태전략에 대한 행정부 조야의 전폭적 지지를 확보하는 의의가 있다"며 "인태 전략을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 미국과의 연계 협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방미 기간 미 국가항공우주국(NASA) 고위관계자를 만나 우주동맹으로의 발전 방안을 협의하며, 한미 과학기술 벤처기업인들도 만난다. 한국 외교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NASA 고위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간 동맹관계가 과학기술, 경제, 안보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취지에서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한미가 공유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공조 영역을 넓히는 것은 인태 지역 및 전세계에서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의 영향력 확장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이 중국 견제,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수단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침 박 장관의 방미 직후인 다음 달 5∼6일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만큼 한중관계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3국 차원 지역·글로벌 공조 강화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 중인 한일관계 개선 노력이 회담에서 언급될지도 주목된다. 한미 간 현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을지 관심이다. 미 재무부는 IRA 세액공제 가이던스(하위규정)를 오는 3월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박 장관은 미국 의회와 전문가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과도 두루 만나 한미동맹 발전에 대한 미 조야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워싱턴 방문에 앞서 1일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으로 먼저 향한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 초청 오찬 간담회를 하고 안보리가 단결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도록 당부할 예정이다. 이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한-유엔 협력, 한반도 문제와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의 2024∼20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활동도 한다. 유엔 주재 외교단과 유엔 사무국 고위인사 초청 리셉션을 주최해 한국의 이사국 활동 추진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동맹 70주년을 맞는 올해 정부 고위인사로서는 첫 번째 미국 방문이라며 "안보와 경제, 지역·글로벌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국민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발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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