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만 20세의 젊은 나이로 6·25 전쟁 발발 당시 경주 안강-기계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태재명 일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후배 장병들의 손으로 수습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인의 신원확인은 여동생 태화연(80)씨의 외손자가 군에 입대하면서 유해발굴 사업을 알게 됐고, 자신의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 동참을 권유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20년 9월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와 고인의 유해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남매 관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태재명 일병의 유해는 당시 국유단과 해병대 1사단 장병 100여 명이 6·25전쟁 당시 혈전이 발생한 전투지역에서 기초 발굴하던 중 전투화 일부가 발견되면서 전문 발굴병력이 투입됐다. 고인의 정강이뼈를 처음 발견한 이후 주변을 확장해 발굴을 진행했고, 고인은 곧게 누운 자세로 머리뼈부터 발뼈까지 대부분 골격이 남아 있는 완전한 형태로 수습됐다. 유해는 직사각형으로 땅을 판 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며, 버클, 전투화 등의 유품도 착용한 상태로 확인됐다. 경산 출신의 고 태재명 일병은 결혼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대구 제1훈련소에 입대 후 수도사단에 배치됐고 안강-기계전투(1950년 8월 9일~9월 22일)에 참전 중 전사한 것으로 파악됐다.안강-기계전투는 포항시 기계면과 경주시 안강읍 일대에서 국군 수도사단이 북한군 12사단의 남진을 저지한 방어 전투로, 고인은 40여 일간에 걸친 치열한 공방전을 치르던 중 안타깝게도 1950년 8월 10일 만 20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산화했다.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여동생 태화연씨는 “오빠의 전사통지를 받았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죽기 전에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다행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한편 국방부는 고 태재명 일병과 관련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16일 경산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쳤으나 아직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야에 잠들어 계셨던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