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국민들의 지혜가 응축되어 널리 구전(말로 전함) 되어 온 민간격언인 속담에, ‘인생은 걱정을 안고 사는 가장 영묘한 능력을 가진 존재’라 한다. 그러면서 천석군은 천 가지 걱정이 있고, 만석군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고 한다. 걱정은 속을 태우거나 마음을 끓이는 근심으로 유사한 용어들이 많다. 마음이 괴로운 고민, 고뇌와 마음이 시달리는 번뇌가 있다. 그 밖에 고난, 고통이 있어 인간의 삶이 평탄치 않다는 예가 되겠다. 생활을 하다 보면 고민이 없어진 것처럼 생각되어도 결코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신적 고민은 육체적 고통보다 더 무거운 짐이다. 고민을 가볍게 하는 치료법은 신임(믿음)하는 사람에게 자기의 고민을 상의하는 것이고, 최고의 양약은 종교적인 신앙에 귀의하는 것이다. 괴로움과 어려움인 고난도 인간의 삶에 큰 장애요소다.   교육학자 페스탈로치는 “고난과 눈물이 지금의 나를 높은 예지(미리 앎)로 이끌었다. 보석과 재물, 향락이 이것을 만들지 못했다” 아무래도 많은 고생을 겪은 사람은 아는 것도 많다. 시인 괴테는 괴로움이 남기고 간 것을 맛보라고 했다. 고난도 아픔도 지나고 보면 달콤한 것이다. 필자가 국제 펜(P.E.N) 클럽에서 스페인의 한 문인이 발표한 얘기를 수집해 보았다. 스페인 출신의 풍자소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는 불운의 태생자로 작가가 될 때까지 파란만장한 반생을 보냈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 교육도 못 받고 24세 때는 해전에 입대했다. 왼쪽 팔에 부상을 입어 불구의 병사가 되었다.    28세 때는 말레이의 포로가 되어 5년 간 노예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4번이나 탈주하여 고생의 생활은 계속되었다. 석방 후 질병과 가난에 시달리다 37세 때 18세 손 아래 처녀와 결혼했으나 고생은 여전했다. 38세 나이에 처음 출간한 ‘갈라테아’ 외 다수의 희곡을 썼으나 팔리지 않아 생활고로 세금 징수원으로 지방을 다녔으나 영수증의 발급 잘못으로 다시 감옥에 투옥되었다. 그때 세르반테스의 나이는 58세였다. 옥중에서 ‘돈키호테’의 전편을 썼으나 별 반응이 없었지만 후편이 발간되자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가가 된 것이다. 인생 말년에 유럽의 평론가들은 ‘인류의 책’이라 극찬했으며 진정으로 ‘인간’을 그린 최초, 최고의 소설이라 인정받아 스페인의 대표적 작가로 대두되었다.사자성어에, ‘고진감래’란 말이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찾아온다는 뜻으로 고난을 참고 견딤을 권장할 때 자주 쓰고, 듣는 말이다. 자기의 고난은 참으면 약이 되고, 남의 고통은 돌봐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죽이고 만다. 능숙한 선장은 폭풍을 만났을 때 폭풍에 반항하지 않으며 절망하지도 않는다. 늘 확고한 승산을 가지고 최후의 순간까지 전지전능을 다해서 활로를 얻고자 한다. 여기에 인생의 고난을 돌파하는 비결이 있다. 고난은 인생에 불가피한 것이다. 삶이 있는 한 그것은 피할 길이 없다. 차라리 인간 실존의 바탕을 고난에서 발견하고 자신의 삶을 고난으로 설정하고 체념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의 속담에 가자니 태산이요, 돌아서자니 숭산(중국의 5대 악산)이다 – 어려움이 겹치고 겹쳐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영국-고난과 손실을 겪고 나야 사람은 더욱 겸손하고 현명해진다. 고난은 기도를 가르쳐준다. 고뇌는 괴로움과 번뇌요, 번뇌는 마음이 시달려서 괴로운 걱정이다. 성경 말씀에, 사람은 고생을 위하여 낫으니 불꽃이 위로 날아가는 것 같다는 성언에,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을 견디어 낸 것을 생각하라 했다. 사람이 고뇌에 지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다. 쾌락에 지는 것만이 치욕이다. 우리들의 모든 고뇌는 우리들이 고독하게 존재할 수 없는 데서 생겨나며, 비 내리는 소리는 들리지만 눈 내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가벼운 고뇌는 큰소리로 외치지만 워낙 큰 고뇌와 걱정은 침묵한다. 말이 나오지 않는 고뇌가 가장 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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