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럼피스킨 청정지역으로 유지됐던 경상북도에서 김천 한우 농장의 소 1마리가 럼피스킨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확진된 소가 나온 김천의 농장은 한우 28마리를 키우는 곳으로 지난 13일부터 소 1마리가 두드러기, 고열 증상이 나타났다고 신고했고 가축방역관이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1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도는 김천의 농가에서 의심신고가 들어오자 즉각 초동방역팀을 현장에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조사, 일시 이동 중지 명령 등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그리고 발생농장 반경 10㎞ 이내 소 사육농장 365호의 1만8364마리에 대해서는 4주 이상 이동을 제한하고 매일 전화 예찰하기로 한 한편 모든 시군에서 일제 소독을 실시하도록 했다. 경북은 우리나라에서 소 사육량이 가장 높은 곳이다. 경북에는 1만8984가구에서 한우와 육우 82만6000마리를 키우고 있다. 젖소는 615가구에서 3만1000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전국 소 사육량의 20.7%에 이른다.   확진된 소가 나온 김천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천시는 15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김천시는 양성 판정을 받은 한우를 살처분하고 이 농장의 다른 소들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사람과 차량의 농장 출입을 차단하고 소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농가와 축산차량 등에 대한 일시 이동 중지를 명했다.   무엇보다 놀란 사람들은 럼피스킨 발생 농가 이웃들이다. 방호복을 입은 방역 당국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이웃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주민들은 발생 농가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근심에 찬 표정으로 방역 과정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주민 한 사람은 “15년간 소를 키우면서 아무 일 없이 평화로웠는데 하루아침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지금 마을 농장주들이 다 예민한 상태”라고 말했다. 매일 마주치고 서로의 안부와 정보를 나누던 농장주들은 당분간 일절 만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그동안 경북도는 럼피스킨 대응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달 20일부터 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24시간 비상체계를 유지했다. 85만1850마리 분량의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지난 9일 기군으로 접종대상 82만9276마리 중 81만9783마리에 대한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이미 지난달 20일부터는 도내 14개 가축시장을 폐쇄했고 가용 소독차량 130대를 동원해 5만3882 농가에 대한 소독을 실시했다. 빈틈없는 방역활동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앞으로 더 이상의 확산은 막아야 한다.    럼피스킨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이 필요한 3주간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또 소 사육 농가에서는 지속적인 소독과 흡혈 곤충 방제를 철저히 하고 고열, 식욕 부진, 전신 결절(혹) 등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소 사육으로 큰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 경북의 축산업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농가와 방역당국, 인근 주민들 모두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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